“하지만, 만일 우리가 패배한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이들을 포함한 전 세계가 새로운 암흑시대의 심연 아래로 가라앉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암흑기는 왜곡된 과학으로 말미암아 더욱 길어지고 더욱 끔찍해질 것입니다.

-윈스턴 처칠경. 1940년 6월 18일 독일의 파리 입성 이후 한 연설에서 발췌


연표:

1920년대: J. 월터 크리스티가  "기계적 보행 완충장치"를 개발하다.

1930년대: 독일이 크리스티의 보행 기계를 'Landwirtschaftlicher Arbeiter(농업 기계)' 실험이라는 평화적인 목적으로 속여 복제해 내다.

1934년: 세계 최초로 진정한 의미의 보행 기계가 뉘른베르크 경주 대회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다.

1936년: PzK III 기갑보행차량이 베를린 올림픽 대회에서 첫선을 보이다.

1939년: 최초의 성공적인 미국 보행차량이 '미래생활' 전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내다.

1939년: 독일의 기계화 부대가 폴란드로 진격하다. 제 이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소개

세계는 20세기 초반에 예상되던 과학적 성공으로 가득 찬 세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 되었다. 대신, 전투용 보행병기들이 유럽 전장을 성큼성큼 걸어다니고, 거대한 초중전차가 북아프리카의 지축을 울리며, 로켓 전투기들의 태평양 상공을 넘나들며 결투를 벌인다.

어둠 속에 가려진 나치의 비밀부대와 암살자들이 연합군 특수부대와 싸우고, 나치의 광기에 찬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그들의 주군에게 완벽한 종말의 무기를 바치고자 일하고 있다. 발전한 과학이 만들어낸 파시즘 어둠이 세계를 뒤덮을 것인가? 아니면, 용감한 누군가가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기어크리그는 2차 대전의 실제 역사에 기반을 둔 대체 역사 세계관으로 1930년대와 40년대의 펄프 SF에서 나오는 초과학기술을 접목시켰다. 기어 크리그 세계관의 역사는 발단과정은 실제 역사와 흡사하지만, 기술적인 진보와 초과학이 가져온 미묘한 변화 때문에 실제로는 다른 결과를 낳게 된다.

자매 작품으로 '루프트 포트리스(공중요새)'와 로켓 전투기가 하늘을 수놓는 2차 대전의 초과학이 지배하는 공중전을 그린 ‘루프트 크리그’가 있으며, 기어 크리그는 특히 기갑보행차량이 가져온 지상전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기갑보행차량은 차량 형태로 변신할 수 있는 2족 보행 차량으로, 시가전 및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며 우리가 알고 있던 전쟁수행방식과 역사를 송두리째 바꿨다.




포화 속의 세계

2차 세계 대전은 진정 전 세계를 뒤덮은 분쟁이었다. 전쟁은 서유럽 전장에서 거대한 태평양까지 뻗어나갔으며 세계 어느 곳도 전쟁의 광기와 슬픔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전쟁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바보에서 천재의 모습을, 그리고 친구에서 영웅의 모습까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면을 보여주었다.


1939년 전선은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긴장으로 가득 찬 상황이었다. 폴란드는 히틀러가 욕심을 내는 영토 중 가장 가까운 곳인데다가 독일에는 베르사유 조약의 치부와 다름없는 장소였다.

9월 1일 아침, 독일의 루프트바페(독일 공군)는 폴란드 도시와 공장, 공항과 통신선에 전면적인 폭격을 퍼부어대며 서방침공을 개시했다. 침략이 시작된 지 이틀 뒤, 독일은 프랑스와 영국의 모든 외교적 제안을 걷어차 버렸고 프랑스와 영국은 나치 독일에게 선전포고를 한다. 그리하여 제2차 세계 대전은 시작되었다.


얼마 동안 프랑스는 마지노선 뒤에 앉아 즐거워하고 있었다. 프랑스는 이 요새를 쥐는 한 전쟁의 끝까지 안전하게 방어적으로 싸울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살인 광선 포대”의 순수하고도 파괴적인 힘은 프랑스의 옥토를 넘보는 그 어떤 침략이라도 분쇄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기동부대가 마지노선을 둘러싸고 “바퀴벌레” 보행 지뢰로 프랑스가 자랑하던 살인 광선 포대들을 산산조각 낼 때까지 프랑스는 마지노 선이 자신들을 지켜주리라는 단꿈에 젖어 있었다.

영국은 체임벌린 체제 아래 국론의 내부분열로 정국이 마비되다시피 했지만, 윈스턴 처칠의 지도력 아래 빠르게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럽을 뒤덮어가며 계속된 승전보를 올리고 있었다.


북아프리카 전선

북아프리카 사막은 2차 세계대전의 1막을 차지했으며 도저히 멈출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나치의 진격을 연합군이 처음으로 싸워 저지할 수 있던 장소였다. 사막의 전투는 웅장한 규모로 벌어졌고 철저히 땅 따먹기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 마일 거리를 사이에 두고 점령과 후퇴가 수백 번 넘게, 아니, 어떤 곳은 수천 번도 넘게 이루어졌다.

인간은 자비 없이 내리쬐는 태양이 바라보는 아래 살아가고 죽어갔다. 샐 수도 없이 넓은 바위와 모래의 바다가 군대의 진형을 집어삼켜 흐트러뜨리고 무너뜨렸다. 사막은 나치와 연합군 모두에게 두려우면서도 존중할 만한 적이었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척박한 대지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이 사막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 변덕스러운 지중해의 물길을 굽이쳐온 보급 부대일 것이다. 1941년 이후, 영국군은 보급 전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이는 영국군이 지브롤터 해협을 통제권 안으로 확보하며 대서양에서 지중해로 들어오는 입구를 장악한 데다가, 인도양에서 수에즈 운하로 안전하게 보급물자를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주축군은 이탈리아에서부터 지속적인 위험을 무릅쓰고 보급물자를 공수하던가 해운으로 보내야 했는데, 수송 중에 입은 타격이 매우 컸다. 그렇다고 해서 영국의 수송대가 반드시 안전한 것만도 아니었다. U 보트 함대는 남부 이탈리아에서부터 말타 섬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잠복 중이었고, 루프트바페의 계속된 공습작전은 북아프리카로 향하는 수송부대를 공포에 떨게 했다.


전격전

흥미로운 사실이지만 전격전(Blitzkrieg, 電擊戰)이란 말은 미국의 타임지가 전쟁이 벌어진 이후에 유럽 전장에서의 독일군 전쟁 수행 방식을 묘사하며 지어낸 말이다.

전격전의 승리 비결은 진격 속도와 적의 취약한 점을 얼마나 잘 파악하는가, 그리고 공군과 육군이 얼마나 긴밀히 협조하는가에 달렸다.

기갑보행차량은 전격전에 이상적인 무기다. 기갑보행차량은 높은 속력과 지형 적응성 덕분에 전격전에 필수인 정찰과 돌격, 소탕 작전 모두에 적합하다. 프랑스 침공 및 주변국 점령에서 기갑보행차량은 독일의 기동전 전술에서 빠져서는 안 될 요소였다.



동부전선


6월 22일, 독일은 바르바로사 작전을 개시하며 러시아를 침공했다. 히틀러는 전쟁 전부터 이미 소비에트 연방을 정복할 생각을 품고 있었다.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히틀러의 공산주의에 대한 개인적인 적대감과 우크라이나의 곡창지대를 확보한다는 욕심, 드네프르 강과 돈 강 지역에 산재한 석탄과 철광, 카프카스와 카스피안 해에서 나오는 석유등이 그 이유인데, 특히 석유는 독일군의 정복사업을 위한 연료로서 필수적인 자원이었다.

이 해 10월에서 11월까지 오렐, 브랸스크, 칼리닌, 오뎃사, 카로프, 마리우풀, 케르치가 독일군에게 함락되었다. 크림 반도의 세바스토 폴은 독일군과 러시아 사이의 끔찍한 공방전 사이에 놓였다.

하지만, 러시아 방위군은 지하 터널과 참호로 나치의 전쟁광들을 흔들어대며 항복을 거부했다. 소련군은 독일이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소련군이 독일군을 쥐고 흔들수록 상황은 점점 소련군에게 더 나아져 갔다.

그러자 히틀러는 마지노 선을 무너뜨린 “바퀴벌레” 지뢰를 다시 사용하라고 명령했다. 바퀴벌레는 이번에는 고폭탄 대신 겨자가스, 즉 이페리트 화학병기를 장착한 채 돌격했다. 수천 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지하 터널의 어둠 속에서 입에 거품을 물고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

11월 2일, 독일군은 모스크바 서부의 시가지를 돌파하려 시도했다. 그에 맞서 스탈린은 긴 대전차 해자 같은 방어시설을 건축하라 명령했지만 팬저캠퍼, 즉 독일군의 기갑보행차량을 막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시가지 외곽에서 전투의 양상은 어디에 뭐가 숨어있을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끔찍한 시가지 전투로 변해갔다. 붉은 군대는 스탈린의 최신 기술에 대한 불신을 탄식했고, 독일군은 팬저캠퍼의 근접보병 지원능력 덕에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11월에서 12월까지 세상은 숨을 죽이고 전투의 향방이 결정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러시아의 대지는 스탈린을 구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겨울의 도래는 끔찍한 눈보라를 불러일으켰다. 백 년 만에 온 최악의 폭설이었다.

독일 고위 사령부는 월동장비가 부족하다는 것과 소비에트 군의 대규모 지원군이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문제가 심각해졌다. 성인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심지어 어린 아이까지 군수공장에서 일했고 여성들은 붉은 군대의 저격수와 야포, 기갑보행차량 승무원과 공군조종사로 입대했다.

붉은 군대 대다수는 훈련이 미비했고 장비부족에 시달린 데다가 독일군의 진격에 대한 소문으로 떨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뛰어나고 가혹한 지휘관들이 찾아오자 얼마 지나지 않아 멈췄다. 베리아가 지휘하는 비밀경찰조직의 야전 경찰들이 탈영자를 직접 자기 손으로 총살시키는 일이 잦아지자 곧 붉은 군대의 병사들은 독일군보다 야전 경찰들을 더 두려워하게 되었다.


연합군의 무기공여


마침내 영국과 미국은 러시아의 싸움을 돕고자 나섰다. 1941년 6월과 7월, 양국은 스탈린과 무기공여 협정을 승인했다. 10월이 되자 연합군은 탱크와 기갑보행차량, 항공기와 탄약 및 전략물자를 변덕스러운 북해항로를 통해 무르만스크로 보냈다.

특별히 새겨둘 만한 물자는 영국이 보낸 기술자료집과 미국의 초기형 보행병기인데, 이는 스탈린 휘하의 연구소들이 자기들만의 기갑보행차량을 만들겠다는 집념에 불타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태평양 전쟁


1920년대에 들어서며 일본은 동북아시아에서 산업과 군사력 양쪽 모두의 최강국이 되었다. 야망에 가득 찬 일제는 호시탐탐 주변 아시아국을 먹어 치울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특히 중국은 이 야망의 일 순위였다.

오래전부터 군부는 일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었고 1930년대 들어 일본의 군국주의는 절정을 이루었다. 일본은 내전이 한창이던 만주를 집어삼키고 중국침략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일본의 계속된 도발에 신경이 거슬린 미국은 일본의 광기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에 경제적으로 붕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로 일본은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941년 12월, 동트기 전의 어두컴컴함 아래 수많은 전투기와 로켓 추진기, 뇌격기가 일제의 항모 위에서 줄지어 있었다. 무장을 가득 실은 두 무리의 항공기들이 미 태평양 함대의 평화로운 정박지였던 진주만을 향해 날아올랐다. 이들의 계획은 간단했다. 함대를 박살내라, 그리하면 일제는 태평양을 차지하리라.

7시 40분, 잠에 취한 해군기지는 느릿느릿 평소의 삶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본군의 공습이 시작되었다. 해군기지는 순식간에 폭발과 혼돈 속으로 가라앉았다. 폭탄이 천둥처럼 활주로를 내리찍자 착륙해 있던 미군항공기들이 불 속으로 사라졌다.

진주만은 화염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군은 완벽한 승리를 붙잡지 못했다. 진주만에서 백마일 거리에 있던 항공모함들은 이 대량학살에서 도망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진주만 공습은 18척의 함선에 달하는 함선을 침몰시키거나 중파시키고 미 해군의 석유 비축시설을 파괴하는 성과를 올리며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후 몇 달 동안 미 해군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선전포고나 경고도 없이 시작된 이 기습공격에 분노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진주만 공습 바로 다음날 주축군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미군은 이제 자유세계의 중대한 축으로서 전쟁에 뛰어들었다.

진주만은 파괴되었고 일제의 침략군은 태평양을 제집처럼 넘나들고 있었다. 태평양의 연합군 부대 모두는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절망적인 싸움을 계속해야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제는 6천 마일에 이르는 전선을 펼쳐 놓았다. 1941년 말이 되자 동남아시아 대부분은 일제의 손아귀에 넘어갔다. 이제 전투의 향방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 관련 이미지 ]

돌파당한 마지노선 앞에 독일의 전투 보행차량들이 배치되어 있다. 부숴진 테슬라포가 무력화된 수비대를 뒤로 하고 서있다.
[ 돌파당한 마지노선 앞에 독일의 전투 보행차량들이 배치되어 있다. 부숴진 테슬라포가 무력화된 수비대를 뒤로 하고 서있다. ]

독일 전투 보행차량이 진격중이다.
[ 독일 전투 보행차량이 진격중이다. ]

미국의 주력 보행차량 제너럴 롱스트리트
[ 미국의 주력 보행차량 제너럴 롱스트리트 ]

7호 기갑보행차량 울레르
[ 7호 기갑보행차량 울레르 ]

진주만 습격 당시의 일본군 파일럿
[ 진주만 습격 당시의 일본군 파일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