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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조 시대에 쓰여진 에드윈 에벗(Edwin A. Abbott)의 전설적인 SF 고전

<플랫랜드 (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 1884)>의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것은 1998년에 <플랫랜드 이야기>라고 번역되었던 책의 재출간본입니다.

역자 윤태일씨도, 출판사 '늘봄'도 1998년의 번역본과 동일하죠.

대략 10 여년 만에 과거의 번역본이 다시 재출간된 셈입니다.

그 사이 교양수학서적을 전문으로 펴내는 경문사에서 지난 2003년에

<이상한 나라의 사각형>이라는 표제로 신경희씨의 번역본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플랫랜드>는 빅토리아조 시대의 영국의 신학자이자 수학 선생이었던 저자가 

당시 빅토리아조를 풍자하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쓴 작품이고,

1884년에 쓰여진 원작이 무려 125년의 세월이 흘러 한국에서도 또 재출간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 만큼 탄탄한 고전이기도 하고, 또 지금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기 때문이죠.

기하와 수학으로 논하는 SF이면서도,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풍자도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다 좋은데 번역본 표지 디자인이 조금 마음에 안드네요.

과거 나왔던 번역본들이 오히려 더 정감있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족 1]

이 책은 저자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에드윈 에벗(Edwin A. Abbott)에서 약자 A.으로 처리된 가운데 이름도 Abbott입니다.

즉, 풀 네임은 Edwin Abbott Abbott 이 됩니다 - 매우 특이하죠.

 

또 이 책이 처음 출간될 때, 작가는 사회 비판적인 내용이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하여

저자를 가명 A Square (사각형: 작품 주인공 이름이기도 함)으로 하여 발표하였습니다.

때문에 지금도 아마존 등을 확인해보면 영문 원서는 판본에 따라 [Flatland]의 저자를

Edwin A. Abbott 라고 표기하기도 하고 초판과 마찬가지로  A Square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사족 2]

에드윈 에벗의 <플랫랜드>는 워낙에 오랜 세월 동안 널리 읽혀 온 고전이고 해서,

많은 현대의 작가들이 <플랫랜드>의 속편을 써서 원작에 대해 경의를 표했습니다.

특히 1960년대 이후부터 SF 작가들과 독자들 사이에서 <플랫랜드>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고,

뉴웨이브와 사이버펑크 시대를 거치면서 <플랫랜드>의 세계관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디오니스 버거(Dionys Burger)의 <스피어랜드 (Sphereland: A Fantasy About Curved Spaces and an Expanding Universe, 1965)>,

A. K. 드위드니(A. K. Dewdney)의 <플래니버스 (The Planiverse: Computer Contact with a Two-Dimensional World, 1984)>,

그리고 사이버펑크 계열의 SF 작가이자 수학자인 루디 러커(Rudy Rucker)의 <스페이스랜드 (Spaceland, 2002)> 등이

후세에 쓰여진 <플랫랜드>의 속편 중 주목할만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죠.  

 

이렇게 현대 작가들이 쓴 <플랫랜드>의 속편 중에는 한국어로 번역된 작품도 있습니다.

이언 스튜어트(Ian Stewart)의 <플래터랜드 (Flatterland: Like Flatland, Only More So, 2001)>라는 책이고,

'경문사'에서 SF 및 교양과학서적 전문 번역자인 이한음씨의 번역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플래터랜드>는  <플랫랜드>에 소개되었던 세계를 여전히 똑같이 배경으로 삼아서 작품을 진행하되

주인공을 사춘기 소녀인 '빅토리아 라인(line)'로 하여 새로운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저자인 이언 스튜어트는 최근에 <주석 달린 플랫랜드 (The Annotated Flatland, 2008)>를 출간하는 등

지속적으로 <플랫랜드>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