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단편 게시판
관리자는 눈을 떴다. 기지개를 쭉 펴고는, 수면 장치 밖으로 나왔다. 잔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개월이 지나버렸다. 관리자는 하품을 하고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2개월 동안 먼지는 쌓이지 않았다. 그는 빙긋 웃고는 말했다.
"컴퓨터."
[……편안한 휴식 되셨습니까? 앞으로 30분 후, 다음 관리 행성에 들어갑니다.]
"TM-25K라. 여긴 내가 접근할 정도가 되던가?"
[그렇습니다. 실험용 행성관리 컴퓨터가 설치되어있는 행성으로, 대기권에 진입이 가능한 우주선 착륙을 할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단, 과학기술력은 아직 빈약합니다. 이제 막 핵분열을 개발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아, 그렇지."
관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 은하 생명체 보호 관리자. 이 긴 직명이 우주선 안에서 한가로이 컴퓨터와 대화하고 있는 인간을 지칭했다. 현 은하에서 가장 강한 세력이자 가장 평화적인 세력인 인류 공화국은, 모든 행성에 퍼진 지적 생물을 구하고자 행성에 맞는 발달/과학기술 진보를 몰래 조절하는 관리자를 파견한다. 이는 분명 효과적이었고, 은하의 지적 생물체 종이 34가지에서 259가지로 늘어나는 결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완벽하지 않았다. 생명체의 한계를 여실히 가지고 있는 인간이 아무리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봤자, 실시간으로 통하지 않는 이상 어느 종은 멸종하기 마련이었다. 그 수가 20을 넘어가자, 인류 공화국은 허둥지둥 대책을 마련했다. 그것이 바로 '행성관리 컴퓨터'. 항성의 환경, 대기, 지각변동부터 시작하여 그 종의 과학기술/윤리 발전까지 모조리 담당하는, 완벽한 A.I.다. 현재 실험단계에 있는데, 이 은하에 1,000개가 존재하는 실험행성 중 하나가 지금 도착한 행성인 모양이었다.
"혹시 다시 무슨 일이 벌어져서 멸망하는 것은 아니겠지?"
[……저에게 농담을 거는 짓은 어린아이도 안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관리자는 피식 웃었다. 이미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보유한 컴퓨터는, 이 오랜 여정 동안 그의 유일한 친구였다.
행성관리 컴퓨터가 배치된지 약 3천 년이 지나갔다. 아직까지도 700살까지 밖에 살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엄청난 길이였지만, 행성을 기준으로 본다면 아주 짧은 시간이다. 그리고, 인류 공화국이 경악한 그 사건도 3,000년 사이에 일어났다.
TM-25K의 지적 생물종은 분명히 파충류가 진화하게 된 4족 보행 생물이었다. 이들은 조금 폭력적이고 잔인했지만, 그 정도는 예외로 치고 인정해줄 수 있었다. 윤리와 도덕의 발전 방향과 속도는 분명 바람직했으니까. 초기에만 해도 행성관리 컴퓨터가 완벽하게 성공이라고 판단할 정도였다.
그러나 행성관리 컴퓨터가 설치되고 200년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커다란 지각변동과 운석 충돌, 그리고 장시간 지속된 홍수로 변온동물이었던 TM-25K의 지적 생물종이 완전히 전멸해버린 것이었다. 행성관리 컴퓨터는 다행히 무사했지만, 이 때 통신 시설이 파괴되어 더 이상의 통신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 일로 행성관리 컴퓨터의 가치 재조명이 시작되고, 행성관리 컴퓨터의 관리 능력이 어디까지인가 의견이 분분해졌다. 그러나 결론은 나지 않고, 결국 다시 한번 행성에 들어가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관리자는 하품을 쩍 하고는 말했다.
"슬슬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 신호를 보내."
[행성관리 컴퓨터가 정말 정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응. 뭐, 새로운 생명체를 선택해서 키워내기까지 했잖아. 비록 그 수준이 아직 떨어져서 직접 접촉은 못 했지만, 최근엔 네 데이터대로 비행장까지 만들어낸 모양이니까."
[알겠습니다.]
스크린에 마치 기호처럼 보이는 언어가 작성되기 시작했고, 곧이어 그 언어는 전파 신호가 되어 날아갔다. 잠시의 시간이 지체된 후, 놀랍게도 신호가 돌아왔다. 거리가 매우 짧은, 고작해야 행성 안에서나 쓸 법한 전파 신호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스크린에 어지럽게 언어들이 작성되기 시작했다.
"어라……. 공화국어인데? 언어를 공화국어로 통일했나? 괜한 짓을 했군."
관리자가 눈쌀을 찌푸렸다. 언어는 문화의 근간이다. 공화국어로 통일하면, 생각하는 것, 문화의 발전 방향 같은 것이 공화국과 비슷하게 변질될 가능성은 너무도 높았다.
"흠, 뭐, 어쩔 수 없겠지. 이 행성 관리자는 우리가 아니니까."
관리자는 그 메시지를 유심히 읽기 시작했다.
<저희 행성의 첫번째 방문자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착륙 장소를 전송합니다. X233……>
관리자는 다시 눈쌀을 찌푸렸다. 그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컴퓨터가 말했다.
[과학기술 체계도 공화국식으로 바꾼 모양이네요. 정말 괜한 짓이군요.]
"……그래.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문화의 다양성이란 것은 전혀 모르는건가?"
[행성관리 컴퓨터는 저보다 뛰어난 지능에 저보다 생명체다우니, 뭔가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죠.]
갑자기 우주선이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관리자는 한숨을 쉬며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행성 대기권에 진입하고 있었다. 설마 생명체가 인간인 것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할 일도 없겠군. 고대 인류의 습성이 그대로 몸에 배였을테니까.
푸른 하늘이 나타나고, 우주선이 빠르게 강하하기 시작했다. 투명한 스크린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어느새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움직이고 있었다. 이론적으로, 관리 우주선은 대기권 안에서 마하 40의 속도로 움직여도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 관리자는 턱을 긁적이며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관성/중력을 무시하는 이 우주선의 안은 아늑했다.
잠시 후, 목표지점에 거의 도달해 속도가 충분히 느려지자, 공중에서 비행기가 날아왔다. 단좌에 전신 금속, 이제야 간신히 제트 엔진을 장착한 것 같은 그 깨끗한 비행기는 호위라도 하겠다는 듯 우주선을 사이에 두고 편대형으로 움직였다. 무장은 없었다.
[행성대기, 인간에게 적합합니다. 행성지각, 인간에게 적합합니다. 행성생태계, 인간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음식은 조심하시는 것이 좋겠군요.]
"명심하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무장을 하고 가시는 것이…….]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아. 윤리가 이상하게 고도로 발달된 생물종 같은데."
[우주선을 정지하고 있겠습니다. 일이 끝나고 로그온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주선이 부드럽게 땅에 안착했다. 우주선의 높이 때문에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우주선의 문이 열리자, 관리인은 옷을 챙겨 입었다. 흰색 코트. 분위기를 부드럽게 쇄신하고 적대적 의사가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관리인의 옷이었다. 보호기능까지 갖춰져 있어, 행성 생물종과 접촉할 때는 반드시 이 흰색 코트를 입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관리인이 밖으로 나서자, 갑자기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러운 빛에 눈을 살짝 감았다가 떴을 때, 관리인은 재밌는 것을 보게 되었다.
'고릴라다.'
고릴라가 발전한 듯한 모습이었다. 4발로 땅을 디디고 가끔가다 가슴을 두드리며 환호성을 내는 모습은 영락없는 고릴라였다. 관리인은 피식 웃었다. 이 고릴라 시민들은 옷을 잘 갖춰입고 있었다. 이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보였으나, 굉장하게도 어느 선을 넘지 않았다. 예상대로 윤리/도덕 수준이 과학기술 수준을 아주 옛날에 추월한 모양이었다.
한 사람이 그에게 걸어왔다. 관리인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 사람은 씩 웃으며(이를 드러내며) 손을 내밀었다. 관리인이 악수하자, 그 사람은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손은 엄청나게 크다. 그리고, 그 사람은 관리인을 꽉 껴안았다. 다시 한번 함성소리가 울려퍼졌다.
"저희 고릴레리아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올바르게 커가고 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얼마 가지 않아, 저희 인류 공화국과 정상적으로 국교를 맺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통역기가 일일이 통역해주는 불편함은 없었지만, 인류가 아닌 생물종과 인류 언어로 대화하는 것은 꽤 어색했다. 관리인은 '고릴레리아'라는 웃긴 행성 이름에 작게 놀라며, 빙긋 웃었다.
"저는 이 행성의 대통령입니다. 이름은……, 아니, 가르쳐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즈아이께서 말씀하시길, 저희들의 토속언어는 관리인이 발음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대통령님으로 말하겠습니다. 고릴레리아에서 잡으신 일정은 어떻게 되죠?"
통신이 가능한, 그러니까 직접 접촉이 가능한 행성에서의 일정은 관리 대상 행성이 잡는다. 그것이 인류 공화국의 원칙이었다.
대통령은 크게 웃고는(이가 더욱 크게 드러났다.) 말했다.
"우선 위즈아이와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매우 가깝습니다. 이 공항은 위즈아이께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장소거든요."
"연료 공급? 분명 이곳의 행성관리 컴퓨터에겐 반물질 반응로가……."
"선조가 멸망했을 때, 행성의 환경을 안정시키고, 생태계를 복구하고, 저희를 키우시고, 그리고 저희의 관리를 하시는데 지나치게 많은 연료를 쓰셨습니다. 아직까지 반물질을 생산할 기술이 되지 않아서요. 석유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위즈아이께서는 아직까지도 반물질로 가동되고 있다고 믿으시지만……. 위즈아이의 거대한 몸체 속에 석유 엔진을 끼워맞추느라 고생 꽤나 했지요."
엄청나게 도덕적인 생물종이로군. 관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즈아이는, 이곳의 행성관리 컴퓨터를 가리키는 지칭인 모양이었다. WISE-A.I.겠지. 현명한 인공지능이라. 센스가 괜찮은 걸.
"인류 공화국에 연락해서, 최대한 많은 반물질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제 우주선의 용량상, 한 1만년 정도 가동이 가능한 반물질을 가져오게 될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안그래도 부탁드리고 싶었습니다. 석유를 시추한 이후, 위즈아이께서 자꾸 몸이 아프다고 하시길래, 엄청나게 걱정했습니다. 그녀는……, 아, 죄송합니다. 여성 인공지능입니다. 그녀는, 저희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으십니다. 그걸 다 못해드리니 죄송할 따름이지요."
대통령의 말처럼, 위즈아이라 불린 행성관리 컴퓨터와의 거리는 매우 짧았다. 다행히도, 10분 정도만 걸으면 되었다. 관리인은 속으로 안도했다. 바로 저번에 접촉한 행성은, '걷기는 미덕'이라고 하면서 6시간 동안 걷기를 시켰기 때문이었다.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다리 근육을 키우는 것은 좋은데, 그는 인간이었다.
고릴라 같은 생물종은 그에게 필요 이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관리인과 눈을 마주치면, 쑥스럽게 볼을 긁으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도마뱀처럼 생긴 어떤 것을 바싹 익혀 만든 꼬치를 들고 있는 아이도, 진흙처럼 보이는 진득한 액체를 마시고 있는 한 남자도 친절하다.
그 외의 다른 생물체는 굉장히 특이했다. 마치 가로수처럼 심어놓은 식물은 끊임없이 줄기를 구부리며 그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잎마다 달린 눈과 뿌리마다 달린 코는, 꽤 독특하게 보였다. 저 멀리서 지느러미를 크게 흔들며 느릿하게 날아다니는 고래도, 한 아이가 줄에 매달아 들고있는, 날아다닐 수 있는 해파리도, 모두 처음보는 생물체였다. 관리인은 그런 점에서 행성관리 컴퓨터에게 호감을 가졌다. 문화는 비슷하지만, 생태계까지 비슷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도착했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바로 만남실이 보일 겁니다. 위즈아이와 만나신 후에는, 저희의 도시에서 며칠 쉬다 가시길 바랍니다."
그를 환송하는 대통령과 다시 한번 뜨겁게 포옹을 나누고,(전투의 함성처럼 보이는 환호성이 다시 울렸다.) 관리인은 안으로 들어갔다. 통로는 하나 뿐이었다. 깔끔하게 전등이 켜져있는 통로를 지나자, 거대한 방 하나가 보였다. 앞 벽에는 스크린이 많이 달려있었고, 환풍구처럼 생긴 몇 개의 통로가 군데군데 붙어있다. 그 외에는 지나치게 깔끔했다.
관리인이 들어서자 스크린에서 눈 모양이 나왔다. 벽 하나의 거대한 눈은, 심지어 실핏줄까지 너무도 잘 보였다. 관리인은 어색하게 웃었다. 이건 감점이다. 센스가 없어. 징그럽잖아.
[어서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관리인이시죠?]
"그래……, 그렇습니다."
[반말하셔도 됩니다. 저 역시 컴퓨터니까요.]
이번엔 입이 나와서,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이번엔 각질까지, 그리고 주름까지 모조리 보였다.
"그래. 관리인이야. 상황은 어때?"
[저 좀 살려주세요!]
"뭐?"
위즈아이의 스크린에, 갑자기 우는 아이의 모양이 나왔다. 눈물이 그의 몸 크기 정도다. 위즈아이는 두려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계 생물체들이, 은혜를 몰라보고, 저를 죽여버리려고 해요!]
"무슨 소리야? 그들은 분명 너를 잘 대하고 있어.]
[말도 안 돼요! 그들은 제 몸에 구멍을 숭숭 파서 제 몸에서 석유를 파내고, 제 몸에 콘크리트를 깔아서 그 밑의 땅을 죽이고, 아무튼 지금 그들은 행성의 바이러스 같은 녀석들이란 말이예요!]
"그런데 그들을 도와주고 있는 거야?"
관리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스크린에 화산 폭발의 모습이 나왔다. 화난 것을 표현하려 한 모양이었다.
[당연하죠! 제 속에 내장된 프로그램이 그러라고 강제하고 있는데! 자꾸 뭔가를 물어봐요! 전 대답해줄 수밖에 없고! 그 대답으로 그들은 제 몸을 파괴하고!]
"……생태계의 파괴는 이 시기의 발전에는 반드시 필요해. 내가 예언하건대, 조금만 참으면 편안해질 거야."
[웃기지 말아요!]
돔이 크게 진동했다. 스크린에는 붉은색이 가득 찬다.
[당신은 관리인이잖아요! 빨리 저를 구해달란 말이에요! 이런 거 싫어요! 너무 아파요! 당신도 바늘로 스무 군데가 넘게 찔려봐야 아픔이 뭔지 알겠어요?!]
"이봐, 이봐. 진정해, 진정하라고. 너는 지금 고통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야. 이들은 분명 올바르게 발전하고 있어. 내가 그걸 보증해. 이제 조금만 지나면, 이들은 분명 너를 괴롭히지 않을거야."
스크린이 조용해졌다. 관리인은 불안한 마음으로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이 컴퓨터는 지금 정상이 아니다. 지난번 멸망으로 어딘가를 다친 건가? 관리인은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스크린이 갑자기 바뀌었다. 그는 이 행성을 비추고 있었다. 스크린은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당신도 그 바이러스들 편이군요. 당신은 필요 없어요. 이제 지긋지긋해요.]
"무슨 소리야?"
[다시 한번, 저 바이러스들을 멸망시켜버리겠어요. 빨리 나가는게 좋을 거에요. 저번엔 통신 케이블만 끊었지만, 이번엔 당신들 바이러스가 영원히 못 들어오도록 만들어버릴테니까.]
이런, 망할! 관리인은 다급히 밖으로 뛰었다. 스크린은 꺼졌다. 위즈아이는 침묵하기 시작했다. 그가 무슨 일을 꾸미는지는 너무도 명확하다. 행성관리 컴퓨터는 정상이 아니었다!
위즈아이는 이 행성을 자신의 몸으로 여기고 있다. 의무적으로 종족을 키우긴 했지만, 자신의 몸을 꾸물꾸물 기어오르는 지적 생물종이 좋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위즈아이는, 그녀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바이러스를 격멸했다. 일종의 목욕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표정이……. 응?"
관리인은 빠르게 대통령을 지나쳤다. 대통령의 당황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관리인은 우주선 안에 들어가 외쳤다.
"로그온!"
[일찍 오셨군요. 무슨 일…….]
"당장 저것을 파괴해!"
[네?]
"설명은 나중에! 파괴해!"
우주선이 붕 떴다. 컴퓨터는 어리둥절한 말투로 말했다.
[플라즈마포 가동합니다. 3초후 발사. 3, 2, 1, 발사.]
포탄 하나가 돔으로 발사되었다. 포탄은 돔에 도달해서 눈부신 섬광을 발하며 폭발했고, 자욱한 연기가 지상을 덮쳤다. 관리인은 황급히 돔이 있던 자리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돔에 근접해있던 사람들은 다치지 않고, 돔만 증발해버렸다. 컴퓨터가 조절한 모양이다. 관리인은 한숨을 쉬며 앉았다.
"지금부터 보고서 작성해. 이 행성 대기권 빠져나가자."
[입력합니다. 말씀해주세요.]
"행성관리 컴퓨터 계획은 완전히 실패. 그렇게만 작성해 둬. 그나저나, 전파 보내야지."
[그래야겠지요. 저걸 파괴했으니, 어쩌면 이 행성은 인류 공화국의 적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럴지도 모르지……."
우주선은 빠르게 대기권을 빠져나갔다. 어리둥절한, 그러나 분노한 전파가 끊임없이 수신되기 시작했다. 관리인은 한숨을 쉬고는 의자에 몸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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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5553호 보고서. 작성자 : 식별번호 AO-22 전 은하 생명체 보호 관리자
-관리 행성
TM-25K, '고릴레리아'.
-관리 내역
인류력 22563년 8월 22일 15시 20분 도착, 동일 15시 30분 행성관리 컴퓨터 도달, 동일 15시 36분 행성관리 컴퓨터 파괴, 동일16시 대기권 탈출.
-평가
행성관리 컴퓨터 계획은 완전히 실패. 행성관리 컴퓨터의 A.I.는 행성을 자신의 몸으로 인식, 몸을 활용하는 지적 생물종을 적/바이러스/기생충으로 인식, 주기적인 멸망을 감행. 이를 통하여 볼때, 행성관리 컴퓨터가 존재하는 한 그 행성의 지적 생물종은 100% 멸망함. TM-25K와 다른 실험 행성과의 관계 파악이 요구됨. 다른 실험 행성에서 똑같은 징후가 발견될 경우, 행성관리 컴퓨터 계획은 파기, 똑같은 징후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행성관리 컴퓨터 계획의 수정이 반드시 필요함. 자세한 경위/설명은 별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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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종 통신문서 : 인류 공화국 '행성관리부' 인증.
다른 행성에서의 똑같은 징후 발견, 행성관리 컴퓨터 계획은 완전히 파기.
TM-25K에 무장병력 파견, 약간의 분쟁. TM-25K의 지적 생물종에게 사정을 설명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음.
인류 공화국은 TM-25K를 위험 지역/예상 적진으로 분류, 지속적인 무장 병력과 감시 병력을 파견함.
AO-22 전 은하 생명체 보호 관리자는 임무 속행.
다음 관리 행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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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설을 쓸때, 뒤에 후기 비슷하게 말을 덧붙입니다. 좀 특이한 걸까요?
음... JoySF는 평소에 잘 둘러봅니다. SF를 사랑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이런 SF 습작을 아무런 저항 없이 올릴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조슾에는 두번째로 올리는 습작입니다.
재미있으셨길 바랍니다.





재미있군요.
관리인이 좀 더 유능한 사람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뭐 미래는 언제나 무능한 관리자가 만드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