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이런 저런 말이 많습니다만...


어차피 전 노회찬의 조선일보 90년 기념회에서 와인잔 쨍 한 뒤로 미련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 진보신당이 뭘 하든 말든 딱히 신경 

안쓰고 있습니다. 

정책 선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듣기에는 참 좋죠. 정책을 중심으로 선거를 하는 건 좋습니다.


문제는 이번 선거의 핵심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강기갑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에 다 나와 있습니다.


" 우리 민주노동당은 오로지 단 하나다. 노동자 농어민 서민들 절규하고 있다. 피눈물 흘리고 있다.
이 한숨과 탄식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자세다.
국민들께서는 야권 단일화해라, 그래야만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심판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한다.
국민의 염원 시대의 요구였다. 남북통일을 갈망하는 많은 이들의 세찬 요구였다.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들의 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단일화했다.
국민들께 야권단일화 선물을 꼭 안겨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안겨 드린다 "


이번 선거의 민의라고 하면  4대강공사 저지가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민의 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추상적인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지만 4대강 저지는 종교계에서 조차 상당한 규모로 들고 나설 정도로 나름 광범위한 공감대를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북풍의 영향은 의외로 미미했다는 게 나타났고요.이걸 야권 연대가 확실히 잡은 것이고 민노당은 이 틈에 나름 정치공학적으로 머리를 잘 굴린 경우가 되겠습니다.


강기갑 대표와 이정희 의원의 지원도 그렇거니와 이 결과 수도권에 처음으로 자치단체장 탄생도 만들어 냈습니다. 명분과 실리를 두개 다 잡은 모양새가 되었죠.


총선이나 대선이라면 이런식의 연대는 솔직히 구성이 안되겠지만.. 지방선거와 4대강공사라는 특수성이 빚어낸 이번 선거에서 유연함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은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지방선거에서 FTA와 이라크 파병 문제를 꺼내면서 선을 그으려는 시도 자체가 솔직히 의미 없는 짓이었다는 거죠. 


시사인의 예전 기사에서 진보신당의 고민이 나오긴 합니다만.. 이 기사는 4월 말에 나왔습니다.


[진보신당의 처지는 더 절박하다. 이번 선거에서 당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진보신당으로서는 노·심 투톱이 의미 있는 지지율을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우리 지지율이 잘 나온 덕에 한나라당이 이겨 우리가 비난을 받는 상황이 차라리 낫다. 가장 나쁜 건 우리 지지율이 있으나마나 해서 결과에 영향조차 주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내 분위기만 보면 “둘 다 본선 완주”를 외치는 것은 ‘블러핑(허세 부리기)’이 아니다.

하지만 선거전이 본격화할수록 진보신당 지지층조차 ‘반MB 전략투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출마 선언 이후 각각 15%와 8% 언저리에서 출발했던 노·심 두 후보의 지지율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다. 4월13·14일 <시사IN>이 실시한 서울시민 여론조사에서도, 진보신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36.3%만이 노 후보를 지지한 반면 42%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지지했다. 민주당 쪽에서 진보신당과의 막판 단일화를 낙관하고, 최악의 경우라 해도 전략투표에 의한 ‘사실상의 단일화’가 가능하리라 보는 이유다.


진보신당 내에서도 “이대로 가다가는 안 나가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며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목소리가 소수지만 나온다. 또다른 핵심 관계자는 ‘국민참여당 모델’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참여당이 처음 등장했을 때 내건 슬로건 중 하나가 ‘기초단체장부터 다시 시작하자’였다. 현재 우리 실력을 겸허히 인정해 전국구 스타가 몸을 낮추고, 진보의 가치를 풀뿌리에서 실현하겠다는 취지로 접근하면 이 모델은 호소력이 있다. 노 후보의 완주를 전제로, 심 후보가 지역구인 고양시장으로 선회하는 출구전략도 검토해봐야 한다. 고양시에 생활 진보의 ‘모델하우스’를 만들자는 거다.” 현재로서는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당내에서는 상황 타개를 위한 이런저런 고민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민노당은 성공했고 진보신당은 결국 실패했습니다. 3.3퍼센트가 의미 있는 지지율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요.이걸 NL과 PD의 차이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현대 민주주의는 다수결과 협의가 원칙이니 쪽수 게임이 안될 경우 머리라도 잘 굴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번 판이 변절을 요구할 상황이어서 거부해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상황도 아니잖아요.

지도부의 순진함인지 꽉막힘인지 열성당원들의 입김이 너무 쎄서 눈치 보느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민주당이나 친노 쪽에 선을 딱 긋고 너네는 한나라당하고 다를 바가 없어라고 적을 만들면 내부 결속은 잘 될지 몰라도 저쪽에 있는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는 건 점점 어려워 질겁니다. 저쪽 사람들은 진보신당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이니..3.3퍼센트의 지지율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죠.


어쨋거나 진보신당이 뭘 하든 말든 딱히 신경은 안씁니다만..소신있게 밀고 나가는 걸 하지 말라고 할 이유는 없죠.  어차피 지도부는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