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역사 포럼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현충일과 6.25 사변일이 함께 존재하는 호국의 달 6월을 맞이하여 6.25를 무대로 한 프로젝트가 한창입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71명의 학생이 총 한 방 쏴보고 전장에 나갔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포화 속으로>입니다.
학도병이라는 체제는 비극입니다. 그것도 어이없고 바보 같은 비극...
정규군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상황에서, 제승방략이란 어처구니 없는 제도 때문에 참전할 수 없었던 이들이 제각기 모여 의병을 만든 임진왜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극...
학생들이 교과서와 노트 대신 총과 칼을 들고 총 한방 제대로 쏴 보지 못하고, 지휘관조차 없는 상태에서 적과 맞서야 하는 상황은 비극이다못해 희극입니다. 그것이 아무리 장렬한 전투였고, 역사에 길이남을 활약을 남긴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들을 영웅으로서 떠받들고 기억하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필연적으로 비극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니, 비극을 넘어선 희극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시사회 평들이 조금 묘합니다. '반공 영화', '람보 영화'... 어라?
과연 그런 것일까요? 정말일까요?
학도병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지만(눈을 돌리고 싶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더더욱 관심을 잃게 됩니다.
"여성이 봐도 지루하지 않은 전쟁 영화"..."스펙타클", "격렬한 전투 장면"
전쟁 영화니 전투 장면이 박력있고 멋있어야 하는 건 당연할까요? 여하튼 장면으로 눈길을 끌어야 할테니...
하지만, 결국 그것 이외에 볼거리가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은 아닌지 조금 궁금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 영화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학도병의 역사를 다시 소개하는 것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멍청하고 바보같고 비극을 넘어 희극이 되는 상황을 반복하지 말자는 뜻에서...
전쟁을 해서 이기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쟁이 절대로 벌어지지 말게 하자는 말입니다.
전쟁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6.25 당시 이승만 정부에서는 북한에 압박을 가하면서 실제론 전쟁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북진 통일을 주장했지만, 군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병자 호란이 일어나던 당시의 상황처럼...
왕이 적장 앞에 무릎꿇고 빌어야 하는 상황은 당연히 비극이지만, 평범한 학생들이 총들고 적과 맞서야 하는 것 이상으로 비극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역사가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혹시라도 이 영화를 보신다면 항상 그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전투 장면이 아무리 박력있어도, 학도병이 아무리 멋지게 나와도, 아무리 활약을 해도... 결국 전쟁이 일어난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짓밟히고 사람이 죽어가는 시점에서 패배라는 것을...
여담) 군대라는 조직은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싸움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군대를 충실하게 갖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멸공을 주장하고, 북한을 주적으로 선언하며, 마치 지금이라도 전쟁을 일으켰으면 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러나 말로는 전쟁을 바라지 않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거라 선언하는- 정권이 권력을 잡자마자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고, 수많은 국방 프로젝트를 취소시켰다는 사실은 정말로 모순되지 않습니까?
게다가,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부처(정보산업부,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를 단지 '효율성'을 빌미로 날려 절약하는 듯하면서도 빚잔치로 국가 부채를 엄청나게 늘려가는 정부가 국방비와 복지비를 함께 높이면서도 재정 적자는 줄여나간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며 모욕하는 것은 정말로 우습지 않습니까?
상당히 재미있고 우스운 희극이지만, 이것은 비극을 넘어선 희극인 만큼 슬프기도 합니다. 이런 엉뚱한 희극은 이제 그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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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제작진이 전쟁이라는 분야에 대한 진지한 생각 자체가 없던 듯 합니다. 전형적인 몸값 비싼 스타 몇명 데리고 스케일 거한 거 보여주면 된다, 라는 한국 영화, 드라마계의 폐단이랄까요. 스틸컷 보면 허세의 스멜이 올라오는 게 몇장 튑니다.
주연 배우 중 하나는 작품 선택한 계기가 자기는 교복 입은 영화를 찍어야 히트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주연배우로써 자기 작품이 히트칠 걸 원하는 건 당연한 거고 분위기 좋게 한다고 농담 좀 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히 저런 장르는 빈말이라도 진지한 티 좀 내야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차라리 육군 조교 출신으로 뭔가 보여주겠다라던가요. 아닌 말로 허튼 소리로 입방아 찧은 게 한두번이 아니니 그냥 말실수라고 하기도 뭐합니다.
사실인지 확인은 못하겠지만 주인공 학도병 두명이 중심이었을 땐 그야 말로 JOT 망 수준이었다가 국군과 인민군 지휘관 비중을 높이고 김승우와 차승원을 캐스팅해서 저정도라도 되었다, 라는 말까지 있으니까요. 심지어 M-47 닮은 T-34가 나온다고 하지요. 예 뭐 진짜 T-34를 원한 건 아닙니다만 태극기 휘날리며의 M-4를 생각하면 확실히 진지한 자세로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국내 메이저 보수 신문사의 영화 전문 기자조차 "이 정도로 장점 찾기 힘든 영화도 없더라"라는 말까지 했었죠.






겜타쿠
희극이자 비극이라는 그린데이 노래의 가사가 생각나네요.
"It's comedy and tragedy."-St. Jim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