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종합 게시판 - 게임/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등
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게임 분석, 소모임 등 별도 게시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근미래, 치료법이 없는 질병 NAS가 인류를 위협하는 가운데, 다국적 기업인 파마콤은 NAS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유일한 약품을 독점하고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었다. 이러한 대기업의 지배에 반발하는 이들은 저항 조직을 구성하여 게릴라식 무장 투쟁을 진행한다.
조니는 자신의 뇌 속에 들어 있는 칩에 비밀 정보를 담아 의뢰인에게 전달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과거를 지워야 하는 조니는 칩을 제거하고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자 막대한 자금을 얻을 수 있는 위험한 거래에 뛰어든다.
그가 맡게 된 것은 파마콤에서 유출된 NAS의 치료 방법. 자신의 용량을 초과하여 입력된 데이터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워진 조니는 파마콤이 고용한 조직원들이 뒤쫓는데...
<코드명 J(원제 : Johnny Mnemonic)>는 <뉴로맨서>, <아이도루> 등 흥미로운 작품으로 사이버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가 윌리엄 깁슨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비록 윌리엄 깁슨 자신이 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뉴로맨서> 등에서 펼쳐진 흥미로운 상상력은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네트워크가 발달한 미래 세계에서 네트워크가 아닌 인편으로 데이터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사람 그 자체를 이용해서.
네트워크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이메일이나 자료실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네트워크는 다양한 방법으로 검열이나 감시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애셜론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해서 전세계 네트워크와 휴대전화 통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하며, 중국에서는 티벳 문제 등 자국에 좋지 않은 검색어를 자동으로 차단하고 있다.
<코드명 J>처럼 네트워크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그보다 더욱 효율적인 방법으로 검열, 차단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추적해서 정보를 보낸 사람을 찾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비밀 정도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인편으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과거에는 플로피 디스크나 CD를 이용했다면, 현재는 SD 메모리나 마이크로 칩 등을 이용하여 전달한다.
하지만, 이런 장비 역시 세관 등에서 걸릴지 모른다. 그래서 조니처럼 자신의 뇌를 기억 장치로 이용해서 데이터를 전달하는 사람이 선보인 것이다.
실생활에서는 이렇듯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은 그다지 나오지 않겠지만, 네트워크에만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컴퓨터의 데이터를 빼내가는 트로이 목마나 컴퓨터의 데이터를 망가뜨리는 바이러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새에 개인 정보를 가져가는 스파이웨어 등 네트워크 사회에는 무수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네트워크가 발달하고 가상 현실이 실용화되었을때 여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의 따스함을 바라는 분위기가 생겨날지도 모른다. 최근 편지를 쓰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은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나 컴퓨터의 메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의 감성을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고 심지어 데이트나 모임마저 네트워크를 이용하게 되는 미래라면, 때로는 조금 시시해 보일지도 모르는 편지나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네트워크에서조차 그러한 ‘자연스러운 만남’이 더 눈길을 끌 수도 있다. 그것이 네트워크의 미래일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코드명 J (Johnny Mnemonic) > 정보
원제 : Johnny Mnemonic
감독 : 로버트 롱고
주연 : 키아누 리브스, 기타노 타케시, 디나 메이어, 돌프 룬드그랜 외
개봉 : 1995년
제작 : 콜롬비아 트라이스타
시간 : 107분
여담) <코드명 J>에서 조니의 기억 용량은 320기가바이트. (2배로 늘려서 640기가 바이트까지 가능... 하지만 데이터량이 1000기가 바이트에 이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1995년에 나온 작품으로서는 엄청나게 대단한 양일지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 대단한 양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머리에 담을 수 있는 기억용량의 한계와 비교하자면 한참 뒤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인간의 두뇌 용량은 약 10,000테라(즉 1,000기가 바이트의 1만배)라고 한다. 실제로는 비슷한 기억끼리 연계되어 그 이상의 양을 저장할 수 있지만, 고작 1,000기가 바이트로 죽을 위기에 처할 정도는 아닐 것 같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www.pyodogi.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





<코드명 J>는... 특이하게도 '영화 소설'이 번역된 게 있습니다.
본래 원작은 윌리엄 깁슨의 단편 소설인데, 영화 스토리에 맞춰 장편으로 늘려 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이죠. 대개 이런 책은 글을 쓰는 작가의 오리지널 창조물도 아니고, 또 영화 흥행을 노리고 책도 조금 팔아보겠다는 취지로 급조된 것이기 때문에, 작품성이나 완성도를 거의 기대하기 힘듭니다. <코드명 J>의 경우 테리 비슨(Terry Bisson)이라고 영화 소설을 많이 쓴 작가에 의해 쓰여진 책이었는데,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저자 이름으로 윌리엄 깁슨을 달아 놓았습니다. <코드명 J>의 각본 작업을 윌리엄 깁슨이 직접 했기 때문에 번역본을 그렇게 해 놓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테리 비슨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영화 소설을 꽤 써서 때문에 오히려 저 평가되고 있지만, 아예 역량이 없는 무명 작가는 절대 아닙니다. 40대 중반에 데뷔하는 등 출발이 조금 늦긴 했어도 작가 생활 초기에 쓴 단편 <불을 발견한 곰(Bears Discover Fire, 1990)>은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 등 3대 SF 문학상의 단편 부문을 모조리 싹쓸이하는 등 무려 SF 관련 문학상을 6개나 휩쓸었습니다. 딴은 20년 전만 해도, 테리 비슨은 그 어떤 SF 작가보다도 많은 주목을 받았고 화려한 미래가 그 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제대로 된 작품을 내지 못하였고, <코드명 J> 이후 <제 5원소>, <6번째 날>, <갤럭시 퀘스트> 등 영화 소설만 잇달아 쓰게 되면서 그렇고 그런 작가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진정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죠.
<코드명 J>의 진짜 원작인 윌리엄 깁슨의 단편 소설 <메모리 배달부 조니(Johnny Mnemonic)>는 사이버펑크 앤솔러지 <선글라스를 쓴 모차르트>에 번역 수록되어 있습니다. 웃긴 것은 <코드명 J> 영화 소설과 <선글라스를 쓴 모차르트> 번역본을 모두 '한뜻'이라는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했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