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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쌍검도, 흑표범도 레인저 능력이 아닙니다.]

 

드리즈트 두어덴을 소개할 때 흔히 엘프 레인저 드리즈트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이 표현 때문인지 드리즈트의 여러 특징들을 레인저 레벨 때문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사실 <다크 엘프> 3부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드리즈트란 인물 자체는 레인저와 그다지 큰 연관이 없습니다. 어쩌다가 몬톨리오를 만나서 가르침을 받기는 했어도 그 이후에 몬톨리오만큼 뚜렷한 사상이나 가치관이 발달하지 않았죠. 그저 편견의 벽을 깨고 세상에 나오는 발판이 되었을 뿐. 규칙으로 봐도 3.5판까지는 파이터 레벨이 훨씬 높았고, 4판에 와서야 제대로 레인저 레벨을 올렸죠. 따라서 사람들이 드리즈트 하면 떠올리는 3가지 특징인 엘프, 쌍검, 구웬휘바는 클래스와 별 연관이 없습니다.

 

우선 드리즈트는 엘프니까 자연을 사랑해서 레인저가 되었다는 말은 틀립니다. 뭐, 다른 엘프들, 그러니까 포가튼 렐름에 있는 선 엘프나 우드 엘프라면 그렇게 되겠죠. 문제는 이 인물이 다크 엘프, 그러니까 드로우란 점입니다. 드리즈트가 지상에 올라갔다 언더 다크로 내려온 후에 지상세계를 동경하긴 했습니다만. 그게 우드 엘프가 자연의 미덕을 찬양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지긋지긋한 드로우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도피처 혹은 출구에 가깝다고 할까요. 만일 드로우 도시를 떠나서 언더 다크의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수만 있었다면 지상으로 기어 올라가진 않았을 겁니다. 지상에 올라간 뒤로도 태양에 적응하지 못해 고생이 심했으니까요. 아무리 가치관이 착해도 태양을 싫어하는 다크 엘프의 천성 자체는 버릴 수 없었죠. 그리고 이후 몬톨리오를 만나고 숲의 여신 마이리키를 따른 후에도 자연 예찬을 하는 모습은 잘 안 보입니다. 하긴 잘못 돌아다녔다가는 경비병들한테서 쫓겨나기 십상이니 자연 예찬이나 하고 앉아있을 여유가 없겠지만.

 

쌍검술은 드로우 도시 멘조베란잔에서 검술 지도자 자크나페인에게 배운 겁니다. 자크나페인은 그냥 전사였을 뿐 야생의 전사 운운하기엔 무리가 많고요. 작중 묘사로 봐도 자크나페인이 드리즈트에게 레인저 훈련을 시킨다기보다 전사 훈련을 시키는 쪽에 가깝습니다. 뭐, 규칙상 레인저를 1~2레벨 올린 후, 파이터 레벨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예전에는 쌍검술 보너스를 받기 위해 실제로 이렇게 레벨을 올리는 플레이어가 많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해도 <다크 엘프> 1부인 고향편에서 드리즈트는 아직 레인저 레벨이라고 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죠. 재미있는 건 드리즈트가 레인저라서 이도류를 휘두르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정작 그런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레인저 클래스는 궁수 보너스를 찍는다는 겁니다. 드리즈트가 제아무리 유명하다고 해도 레인저는 원래 궁사라는 이미지까지 깨뜨릴 수는 없는가 봅니다.

 

구웬휘바는 언뜻 보면, 레인저를 따라다니는 동물 동료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거랑 아무 상관도 없는 그냥 마법 아이템. 원래 다른 드로우 마법사 물건이었는데, 드리즈트랑 적대 관계가 되어서 싸울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그렇게 죽이고 난 후에 얻은 물건입니다. 그 전에도 악한 마법사가 구웬휘바를 함부로 사용하자 드리즈트가 화를 내기는 했습니다만. 동물을 잘못 활용하는 것에 화를 내는 것과는 달랐지요. 약한 자들을 함부로 괴롭히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을 뿐이니까요. 몬톨리오가 나중에 표범 형상은 숲의 여신 마이리키의 포트폴리오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레인저 능력으로 연결되진 않습니다. 규칙으로도 마노 표범상은 마법 아이템에 불과하고, 클래스 능력이 아니죠. 4판에 와서도 이건 마찬가지. 드리즈트가 구웬휘바를 동물 동료처럼 다루는 능력이 생기긴 했는데, 이런다고 마법 아이템을 클래스 능력으로 넣을 수는 없습니다. 그냥 드리즈트만 예외라고 해야겠죠.

 

드리즈트가 레인저라는 건 오히려 험난한 아이스윈드 데일에 머물면서 타르고스 사람들을 지켜준다는 의미가 큽니다. 오지를 순찰하며 악한 괴물들과 싸워 선량한 주민을 지킨다는 밑그림인 셈. 규칙을 아무리 바꾸고 돌려서 적용해도 <다크 엘프> 3부작에 그렇게 묘사한 이상 드리즈트와 레인저 클래스가 연결되는 일은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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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차별에 시달리는 불쌍한 서민 영웅. deviantART의 LupinLuva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