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단편 게시판
뉴욕 주립대학 도서관에서 발견한 한권의 책
1950년대 SF BIG 3 (아시모프, 하인리히, 클라크) 보다 뛰어난 상상력과 문체로 미국 SF문학의 신이라 불렸던 조나 무니 (zonna mooni). 하지만 10세 여아 강간 살해죄로 1985년 사형을 당하면서 그의 명성은 일순간 미국인들과 세계인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버리고 말았고 그의 작품들은 모두 출판사측에서 수거해 가 불태워 버려졌다.
아마 지구상 마지막 남은 그의 책일지도 모를 그의 작품 20가지를 소개한다.
#1 눈엣 가시(Thorn in the side )
눈엣가시
Thorn in the side
zona mooni1978작 단편
예고 없이 찾아온 지진이 도시를 삼켰다, 건물이 붕괴되고 도로가 끊기고, 병원도 무너져 내렸다.
단 한번도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곳이었고, 더군다나 처음으로 무너져 내린 건물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병원과 경찰서, 그리고 소방서였기 때문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났다.
부상당한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방송 헬기에 잡힌 그들의 모습은 마치 좀비처럼 피를 흘리며 두 팔을 벌리고 걷고 있었는데 Breaking News 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새로 개봉하는 블록 버스터의 예고편인줄 착각할 정도였다.
근처 도시에서 구조대가 투입되고 세계 도처에서 도움의 손길이 줄을 이었다.
지진이 발생한 시간은 새벽 5시였다, 가장 최악의 시간대에 일어난 사고였고 도시의 거의 모든 건물이 붕괴되었기 때문에 일가족 전원이 생명을 잃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생존자의 수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는데 붕괴되지 않은 술집에서 비틀거리며 기어 나오는 사람들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하였고, 근처 교회에서 뛰쳐나온 신자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장면이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하였다.
등산을 하기 위해 새벽에 산에 올라 지진을 목격한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두 남녀는 마치 지진이 지능을 가진 생명체와 같이 도시 전체가 완전히 무너져 내릴 때까지 쉬지 않고 대지를 흔들어 놓았다고 주장했다.
“정말입니다, 마치 빨래에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계속 쥐어짜는 듯이 보였어요.”
“네, 분명 그렇게 보였어요, 도시 중심에 몇몇 고층 빌딩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는데, 나중에 집중적으로 그쪽으로만 땅이 흔들리는 게 보였어요,, 정말 무서웠다구요.”
미국의 주도로 시작된 지진 구호 계획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많은 국가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상황에 맞게 예산을 편성하여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었다. 아무런 조건 없는 도움의 손길에 지구촌 사람들의 얼굴에 모처럼의 흐뭇함이 번져나갔다.
“이러한 국제적 위기 속에서 세계는 하나로 단결해야 합니다.”
“위기가 닥친 국가를 외면하는 것은 가족을 외면하는 것과 같습니다.”
구호단체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창고에 쌓이는 구호품들과 늘어나는 성금액, 지진으로 인한 악몽은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 속에서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었다.
또 한번 예고없이 찾아온 지진은 더 많은 사상자와 재산 피해를 안겨다 주었다. 대도시라 불렸던 그곳은 이제 죽음의 땅이 되어 생명체를 찾아 볼 수도 없었다. 50일동안 이루어진 생존자 수색 작전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4000명 정도 되었다. 구조대원 중 한명은 땀이 범벅이 된 자신의 얼굴에 생수를 들이붓고 나서 중얼거렸다.
“900만명중에 4000명이라..”
일반적인 지진의 패턴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두 번의 연속적인 재난으로 인해 지구에 커다란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었다.
“보통 지진은 처음에 아주 미약한 진동으로 시작됩니다, 이번의 두 경우처럼 리히터 규모 10의 거대 재앙이 예고도 없이 발생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지진을 견딜 수 있는 건물의 설계의뢰가 줄을 이었고 일본의 저명한 지질학자와 기상학자들이 대거 유럽이나 미국으로 몰려갔다.
하지만 세 번째 지진이 발생해 세계 최대의 지진 연구소가 무너져 내리자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자연의 대 재앙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사람들은 도시를 탈출해 상대적으로 지진이 방생할 확률이 적은 비교적 단단한 지각이 자리잡은 곳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론적으로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희박한 곳들이었다.
“두개의 단층이 서로 만나는 곳은 위험합니다. 거대한 지각이 하나로 이루어진 곳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라 여겨졌던 곳에서 발생한 세 번째 지진은 그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을 마그마 속으로 집어 삼키고 말았다. 지표 전체에 수처개의 균열이 시작되고 모든 것이 활활 타오르는 대지의 혈액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여러분 지구에 더 이상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과학적으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자연의 광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현재로선 하나도 없습니다.’
국가가 재난의 원인을 밝히고 해결해 줄 거라 믿었던 사람들은 정부의 비관적인 발표에 또 한번 낙심하고 말았다. 이 넓은 지구에 더 이상 안전한 곳은 없단 말인가?
126번째 지진이 발생하고, 세계 인구가 20억으로 줄어든 그 시점에서 돌연 지진이 멈췄다. 약 한달 가량 주기적으로 발생하던 지진이 6개월 동안 단 한차례의 미진도 보고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진이 발생한 원인과 갑자기 활동을 멈춘 이유에 대해서 전 세계의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이 밤낮없이 조사해 보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뭐, 어쨌든 지진은 멈췄으니..”
사람들은 다시금 도시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산에서 내려온 사람, 바다에서 보트 생활을 하던 사람, 지진을 피해 하늘에서 몇 년을 떠돈 재벌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다시 도시를 형성하고 살아가기 시작했다.
도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과학자들이 다년간 연구와 조사를 벌였지만 찾을 수 없었던 그 지구의 미스터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분명하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수명을 다한 바이칼 호수의 수중 지질 탐사선이 러시아 박물관에 영구 전시된 이후로 갑자기 지진이 운동을 멈췄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