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bu.jpg

 

 

제프리 포드(Jeffrey Ford)의 장편 소설 <샤르부크 부인의 초상(The Portrait of Mrs. Charbuque, 2002)>의 완역본입니다.

출간 당시 미국의 장르 SF 문단과 팬터지 문학계 쪽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왜냐하면 그 무렵 제프리 포드는 단편 <아이스크림 제국(The Empire of Ice Cream, 2003)>으로

네뷸러상 단편 부문을 수상하는 등 장르 문학계의 총아로 꼽히면서 한창 잘 나가고 있을 때였거든요.

 

초상화가 유행하던 19세기 말,

얼굴을 안보고 초상화를 그려 달라는 희한한 의뢰를 받은 초상화 전문 화가가

예지력을 가졌다는 의뢰 여성과 대화를 나누며 온갖 상상을 다 해서 초상화를 그려 나갑니다.

그들이 그림을 그리며 나누는 대화 속에서 동화와 팬터지가 액자 구조로 들어가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싼 사건들이 추리물의 구조를 만듭니다.

딴은 여러 장르가 함께 복합적으로 녹아 있는 작품이죠.

 

제프리 포드는 꾸준히 장르 문학 잡지에 작품을 발표해 오고 있는 장르 소설가이지만,
그러면서도 정작 작가 자신은 언제나 자기 작품을 순문학으로 생각하고 글을 쓴다고 합니다.

딴은 순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필치로 순문학계에서 다뤄온 테마를 태연자약하게 풀어 놓는 작가이고,

그래서 그의 소설은 나름 꽤 수준이 높고 예술적이라는 느낌을 주면서도 어렵지 않고 잘 읽힙니다.

장르 문학계에도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다양성 측면에서 꽤 바람직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