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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지만, 20%의 산출량은 우리의 일에는 불충분합니다. 공룡을 복제하기 위해서는 공룡의 DNA 전체가 필요하니까요. 우리는 그것을 여기서 얻어 냈습니다.”
헨리 우는 노란 돌 가운데 하나를 집어 들었다.
“호박에서요. 선사 시대의 수액이 화석화된 수지에서 말입니다.”
그랜트는 엘리를 바라보고 이어서 말콤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대단히 영리한 방법이군요.”
말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직도 잘 이해할 수가 없군요.”
그랜트가 말했다.
“수액은 때때로 곤충들 몸 위로 흘러서 곤충을 꼼짝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곤충은 화석 속에 완벽하게 보존되지요. 호박에서는 모든 종류의 곤충들을 다 발견할 수 있습니다. 커다란 동물의 피를 빨았던 흡혈 곤충을 포함해서요.”
우가 설명했다.
“흡혈 곤충이라.”
그랜트가 우의 말을 되풀이했다. 순간 그랜트는 입을 딱 벌렸다.
“그러니까 공룡의 피를 빨았던 곤충을…….”
“네. 가능성이 있는 일이죠.”
“곤충들은 호박 속에 보존되어 있었으니까…….”
그랜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럴 수가…… 정말 그렇게 될까요.”
“분명히 말씀 드려서, 실제로 그렇게 됩니다.”
우는 말했다. 우는 한 연구원이 파리를 속에 품은 호박 조각을 올려 놓은 현미경 쪽으로 다가갔다. 비디오 모니터에 우가 긴 바늘을 호박 속으로 넣어 선사시대의 파리의 흉부에 찔러 넣는 모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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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쥬라기 공원>의 일부입니다. 자문 학자들이 이슬라 누블라를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 보는 장면인데요. 공룡 복제 아이디어의 중심인 호박을 설명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문맥을 살펴보면, 고생물학자인 그랜트가 오히려 수학자인 말콤보다 이해가 느리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헨리 우는 복제 과정을 설명해주기 위해 호박을 보여주었는데, 말콤은 그것만으로도 이해했다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허나 그랜트는 호박을 보여준 이후에도 무슨 뜻인지 몰라 헨리 우가 일일이 설명을 해준 다음에야 알아차렸죠. 식물학자인 엘리는 반응이 없어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랜트와 말콤의 입장이 뒤바뀐 기분도 듭니다. 이런 경우엔 항상 공룡 (화석)을 접하고 살았던 그랜트가 재빨리 눈치챘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예전에도 했던 말이지만, 이 소설에서 앨런 그랜트는 고생물학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는 전문가 중 한 사람입니다. 해먼드 재단이 그 많은 학자들 중에서 그랜트를 초청한 것에는 다 그런 까닭이 있죠. 최고 전문가가 공원이 안전하다고 인정하면, 투자자들도 안심할 것이므로 고생물학자로서의 권위에 기대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 명성과 달리 작중에서 그랜트는 공룡 전문가로서 별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복제 동물들이 알을 낳는 것과 둥지를 찾은 게 꽤 대단한 활약이긴 하지만, 언제나 수학자인 아이언 말콤에게 한 수 밀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위에 예시로 든 문단에서도 말콤은 영리한 방법이었다고 대답하는 반면에 그랜트는 흡혈곤충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눈치를 챘습니다.
한편으로 말콤은 호박 속에 흡혈곤충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아차린 걸까요. 평소 화석 따위엔 관심이 없는 수학자에 불과한데. 어쩌면 인젠 회사에 자문 논문을 써주면서 관심이 생겼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말콤도 공원에 오기 전까진 공룡 복제한다는 걸 몰랐을 겁니다. 그토록 보안을 중시하는 해먼드가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말콤에게 정보를 공개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말콤도 쥬라기 공원을 규모가 좀 거대한 동물원쯤으로 알았을 겁니다. 하지만 말콤이 자문을 맡기 시작하던 시기에 그랜트도 비슷한 일을 했으므로 말콤이 의혹을 보였을 수는 있습니다. ‘해먼드가 고생물학자한테 무슨 일로 자문을 받을까?’라는 식으로요. 그러면 해먼드의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공룡 서적이나 그랜트가 집필한 책을 읽었을 가능성도 있죠.
뭐, 현 시점의 장르 쪽에서 인디아나 존스가 고고학을 대표하듯 앨런 그랜트는 고생물학을 대표하는 학자이자 유명인이긴 합니다만. 막상 원작소설에서 저렇게 멍한 모습을 보여줄 경우가 있어 웃음이 나오기도 하네요. (속편에선 리처드 레빈에게 완전히 바보 멍청이 학자로 낙인이 찍히고. 읽는 제가 열이 받을 정도.)






ho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