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과학자나 SF 작가 중에는 초능력에 대해서 부정하고 비난하는 이들도 많지만, 많은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초능력을 무시하고 잊어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초능력자나 초능력 그 자체가 작품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초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적, 비과학적의 문제를 떠나- SF를 이야기함에 있어 매우 흥미롭고 좋은 내용이 되겠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한 ‘초능력 대 초능력’. 여기서는 우선, 초능력이 어떤 것이며, 또한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 실질적인 사례(즉, 현실적으로 ‘있다(아니,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되는 초능력들.

(* 초능력 대 초능력. “바벨 2세”, “철인 28호”, “삼국지” 등의 만화로 유명한 요코야마 미츠데루씨의 작품 ‘지구 넘버 V’의 국내판 해적판 제목. 좀 유치할지는 몰라도 작품의 내용을 좀 더 알기 쉽다고 할까? 물론, 원작과는 너무 다르지만, 한편으론 이 정도의 번역은 봐 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1. 초능력이란 무엇인가?

  초능력(超能力, Supernatural)이란 일반적인 인간을 훨씬 넘어서는 능력을 뜻합니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평범한(보통) 사람은 쓸 수 없는 매우 특수한 능력’이지요.

  ‘쓸 수 없는...’이라는 말은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보통 사람은 아예 쓰지 못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멘사(MENSA, 지능지수 148이상 상위 2% 이하의 사람의 모임) 회원도, 100m를 9초대에 달리는 육상 선수는 -분명히 평범한 사람에겐 불가능한 능력을 보여주긴 해도- 초능력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능력은 분명히 ‘정도’라는 측면에서는 놀라운 솜씨이지만,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육상 선수가 아니라도 사람은 100m 달리기를 할 수 있고, 멘사 회원이 아니라도 숫자를 계산하거나 전화번호를 외울 수 있습니다. 훈련을 하면 -올림픽 선수만큼은 안 되겠지만- 누구나 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요.

  하지만, 염력이나 텔레파시 같은 초능력은 다릅니다. 혹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런 힘이 있고 훈련을 통해 개발할 수 있다지만, 달리기나 암기처럼 정말로 쉽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 번개를 얻어맞거나, 천 년 하수오나 만년 영지 같은 특수한 물질을 먹거나, 플루토늄을 껌 대신 씹거나 과학 실험에 말려드는 등... 일반인은 접하기 어려운 무언가의 경우를 통해서만 가능하니 말입니다.
(솔직히 누구나 조금만 연습해서 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초능력’이라고 부르지도 않겠지요.)

  뭐, 초능력이 어떻게 생기는지는 젖혀두고…. 그렇다면, 이러한 ‘초능력’에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기서는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 초능력이란 - 보통 사람은 쓸 수 없는 매우 특수한 능력. 다만, 달리기나 계산 등 대다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경이적인 수준(가령 100m를 1초에 달리거나, 한 순간에 100만자리 계산을 하는 등)에 이르지 못하면 초능력이라고 하지 않는다. 초능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특별한 계기를 통해서, 또는 아주 특수한 훈련으로 얻기도 한다.


2. 육체적인 초능력과 정신적인 초능력

  초능력이라고 묶어서 이야기하지만 여기엔 사실 매우 다양한 형태와 종류가 있습니다. 초심리학회 등에서 ‘실제로 있다.’라고 말하는 것만 해도 엄청나게 다양한데, SF의 세계까지 이르게 되면 그야말로 무한정…. 그것들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지요.
  때문에 일단은 일부라도 그 특성에 따라 나누어 보는게 좋을 것입니다.

  여기서 일단 모든 초능력을 가장 크게 구분하면 육체적인 초능력과 정신적인 초능력이 있습니다.

  가령, 섬을 들어 올리는 슈퍼맨이나 빛의 속도로 달리는 플래시맨, 거미와 같은 능력의 스파이더맨은 ‘육체적인 초능력자’에 속합니다. 조금 경우는 다르겠지만, 600만불의 사나이처럼 멀리 있는 물체를 보거나 소머즈처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것 역시 ‘육체적인 초능력’이며, 무협지에 등장하는 무림 고수도 넓은 관점에서 보면 ‘육체적인 초능력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물론, 눈에서 광선을 쏘는 “엑스멘”의 사이클롭스 같은 이도 육체적인 초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육체적인 초능력이란, 인간의 육체적인 힘(체력, 지구력 만이 아니라, 감각 등도 포함)을 강화하거나, 인간에게는 없는 특수한 육체적 능력(몸이 투명해지거나 손에서 전기를 발사하는 등)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반면, 벽 건너편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읽거나, 방 건너편의 물체를 들어 올리는 등 육체적인 활동 없이 생각만으로 작용하는 힘을 정신적인 초능력이라고 부릅니다.
(앞서 말했던 작은 소리를 듣거나 먼 곳의 물체를 보는 것은, ‘보고 듣는’ 육체의 감각 활동이 수반되기 때문에 육체적인 초능력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TV 등에서 나오는 ‘초능력자’라면 대개 여기에 속하지만, SF 속에서는 얼굴을 찡그리는 것만으로 빌딩을 무너뜨리고, 생각만으로 남을 조종하는 등 다양한 능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초능력의 영역에서는 육체 활동과 정신 활동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지만, 이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육체적인 초능력 - 인간의 육체적인 힘을 강화하거나 인간에게는 없는 육체적인 능력.

* 정신적인 초능력 - 육체적인 활동 없이 생각만으로 작용하는 능력. 단, 보고 듣는 등의 일상적인 감각 활동을 강화한 것은 육체적인 초능력에 해당한다.

3. 감각과 작용. 정신적인 초능력의 가능성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초능력’이라고 말하는 “정신적인 초능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역시 그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ESP(ExtraSensory Perception, 초감각(지각))
  많은 작품 속에서 모든 초능력을 ESP라고 하고, 초능력자를 ESPER(에스퍼)라고 부르고 있지만, ESP란 ‘초감각(또는 초감각지각)’의 약자로, 보통 사람이 알 수 없는 것을 느끼고 아는 능력을 뜻합니다.
  벽 건너편의 물체를 보거나(투시), 남의 마음을 읽거나(텔레파시), 물체에 남겨 진 과거의 잔상을 보거나(사이코메트리), 유령이나 귀신, 정령 등 특수한 존재를 보거나 느끼는 능력(영능력)을 뜻하지요.
(* 여기서 ‘영능력’은 따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이코 메트리는 대상에 손을 대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인 감각을 강화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크게 투시, 텔레파시, 사이코메트리로 나뉩니다.

(1) 투시
  공간이나 시간을 넘어서 무언가를 볼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벽 뒤의 카드를 맞추거나 과거에 일어났거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보고 느끼는 능력이지요. 에드가 케이시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능력도 -이들이 정말로 초능력자인지는 제쳐 두고- 투시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다이가 포스를 통해 상대의 마음을 읽고 미래를 보는 것도 역시 투시에 해당하지요.

(2) 텔레파시(정신 감응)
  남이 보내는 생각을 받아들이거나 내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을 텔레파시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라디오나 휴대 전화 같은 능력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거나(독심술),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는 능력(세뇌, 암시)도 정신 감응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신 감응 능력은 거리나 장소, 심지어 시간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고 하는데, 때로는 인간 이외의 동식물 등 생명체나 심지어 무생물의 마음을 읽기도 합니다.

(3) 사이코메트리
  “사이코메트리  에지”라는 만화를 통해 잘 알려진 능력으로, 물체나 장소에 남은 기억을 통해 과거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범죄 조사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하며 사이코메틀리 능력자 중에는 물건을 통해서 현재 그 사람이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알아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이코메트리는 투시의 일종이라 할 수 있으며, 그 특성이 정신적 초능력을 연상케하지만, 한편으로 물체에 손을 대야 하는 경우가 많아 ‘육체적 초능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2) PK (Psychic, 염력(염동력))
  사이킥... 역시 여러 작품에서 초능력을 묶어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ESP와는 다른 능력입니다. ESP가 감각을 확장하는 능력이라면 이것은 생각을 곧 힘으로 바꾸는 능력.
  즉, 생각만으로 물체에 영향을 주는 능력을 뜻합니다. 초능력자로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역시 텔레파시 능력자와 바로 이 염동력 능력자이지요. 생각으로 뭔가 변화를 주는 것은 모두 염력이지만, 좀 더 세분하면 PK-ST, PK-MT, PK-LT로 나뉩니다.

(1) PK-ST
  정지한 물체에 영향을 주어 변형시키거나 움직이는 능력을 뜻합니다. 유리겔라의 주특기인 숟가락 구부리기 같은 게 여기에 해당하는데, 자신의 몸을 띄워 올리는 공중 부양도 PK-ST에 해당합니다.
(단, 유리겔라는 손을 대기 때문에 정신적인 초능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육체적인 초능력이 아니면 사기라고 해야겠지요.)

(2) PK-MT
  움직이는 물체에 영향을 주어 그 상태를 바꾸는 능력. 가령 주사위를 굴릴 때 원하는 숫자가 나오게 하는 능력으로, 초심리학회에 따르면 대부분 인간이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고 합니다.

(3) PK-LT
  살아있는 존재, 즉, 생물체에 영향을 주어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을 뜻합니다. 사람의 심장을 멎게, 또는 뛰게 하는 등 생명의 활동에 영향을 끼치는 능력입니다. 심령 치료 역시 PK-LT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그중에는 -특히 창작 작품 속에서는- 생명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반대로 생명 에너지를 전달하는 능력으로 이야기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영능력
  영능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 등의 존재를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ESP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영능력자는 타고난 능력만이 아니라 수련을 통해서 그 능력을 얻게 되며, 영혼이나 기타 영적 존재에 특화된 능력이라는 점에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생물의 영혼이나 기타 영적 존재(천사, 악마, 요정, 정령 등)를 느끼고 접촉하며, 심지어는 그들을 받아들이거나 쫓아내는 등. 영적 존재와 관련된 매우 다양한 능력의 총칭.
  무당이나 엑소시스트 등 속칭 ‘영능력자’라고 부르는 이들의 힘으로, 수련을 거치지 않고 타고나기도 합니다.
  영적 존재에겐 독자적인 의지가 있어, 때때로 영적 존재의 힘이 강하다면 따로 영능력이 없어도 영적 존재를 감지하거나 빙의(귀신 씌움)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요.

(1) 감지
  영적 존재를 느끼고, 그 모습을 보거나 목소리를 듣는 능력.

(2) 빙의
  영적 존재를 자기 몸에 받아들여 대화를 나누거나 행동할 수 있게 하는 능력으로 흔히 말하는 ‘신내림’같은 것입니다. 때로는 영적 존재의 의지로 누군가의 몸에 씌워서 ‘귀신 들림’ 상태가 되기로 하지요.

(3) 정령
  영적 존재와 접촉(설득이나 협박)하여 개심하도록 하거나,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승천시키는 능력입니다. 아래에서 말하는 제령과 비슷하지만, 제령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4) 제령
  영적 존재에 강력한 힘을 가하여 강제적으로 소멸시켜 제거하는 능력. “공작왕”같은 작품에서 나오는 공격 기술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5) 음양술
  나무나 종이 등으로 만든 인형에 영적 존재를 깃들게 하거나, 이를 통해 영적 존재와 접촉하여 정화, 제령 등을 하는 능력. 때로는 사람이나 동물의 영혼을 이용하기도 하며, 장희빈 이야기에서 자주 나오는 인형을 이용한 저주 역시 음양술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6) 주술
  영적 존재의 힘을 빌리거나 강제하여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는 능력. 일반적으로 누군가를 상처입히거나 죽이려 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 밖에도 영능력에는 영적 존재를 조종하거나 포획하는 등 다양한 기술이 있는데, “고스트버스터즈”나 “지오 브리더즈”같은 작품에서는 과학을 이용해서 포획하는 기술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창작 작품 속의 초능력’에 대해서는 차후에 좀 더 자세하게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워낙 종류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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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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