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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d!! -4-

 

다 정치였다. 

바임즈는 도통 정치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직한 사람에게 있어서 정치란 온통 함정 투성이였다. 바로 지난 주, 평소처럼 베티나리 경의 사무실에 일일보고를 하러 갔을 때만 해도...

 

“아, 바임즈.” 바임즈가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 총독 각하께서 말씀하셨다.

“와줘서 고맙군. 오늘 날씨가 아주 훌륭하군, 그렇지 않은가?”

바임즈는 방 안에 그들 말고 두 사람이 더 있는 것을 보았다.

“부르셨습니까, 각하?” 다시 베티나리를 향해 돌아보며 그가 말했다.

“워터 가에서 트롤 명예훼손 반대 협회(Silicon anti-defamation)가 시위하며 행진 중입니다. 그래서 지금 리스트 게이트까지 모든 교통이 마비되어-”

“다들 기다릴 수 있을걸세, 경비대장.”

“예, 그렇습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각하. 다들 옴싹달싹 못하고 있습니다.”

베티나리는 힘없이 손을 흔들었다.

“바임즈, 도로가 마차들로 꽉 차서 혼잡하다는 건 말일세, 그만큼 우리가 발전하고 있다는 소리야.”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비유적인 의미에서만이라면 그렇습니다, 각하.” 바임즈가 말했다.

“뭐, 어찌되었건 난 자네의 부하들이 잘 처리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네.” 

비어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베티나리가 말했다. 

“경비대원도 너무 많아졌어. 엄청난 낭비지. 자리에 앉게, 경비대장. 자네 존 스미스 씨를 아는가?”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자가 입에서 파이프 담배를 떼고 정신 나간 것처럼 지나치게 친근해보이는 미소를 바임즈에게 던졌다.

“우우우우우우린 아직 만나 뵌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가 팔을 내밀며 말했다. 

ㅜ(W)발음을 저렇게 더듬기도 어려울 텐데, 존 스미스는 해내고 말았다.

뱀파이어와 악수라고? 절대 안될 말이지, 바임즈는 생각했다, 손으로 짠 형편없는 풀오버 스웨터를 입고 있는 녀석이라 해도 말이야. 그는 대신 경례를 했다.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그가 발랄하게 말했다.

정말 형편없는 옷이었다, 풀오버 스웨터 말이다.

엄청 이상하고 우울한 색들이 아주 정신 사나운 지그재그 패턴으로 짜여있었다. 

꼭 무슨 색맹인 숙모가 선물로 손수 짜준 물건 같았다. 

쓰레기 뒤지는 넝마주이가 봐도 대놓고 비웃고 쓰레기통을 걷어 차놓고 갈까봐 대놓고 버리지도 못할 물건이었다.

“바임즈, 스미스 씨는-” 베티나리 경이 입을 열었다.

“우버월드 절제단(Uberwald League of Temperance) 앙크모포크 지부 협회장이시죠.” 바임즈가 답했다. “옆에 계신 여성분은 절제단의 회계 담당자, 도린 윈킹즈 양이시겠군요. 또 경비대에 뱀파이어를 넣는 일입니까, 총독 각하?”

“그래, 바임즈, 바로 맞췄다네.” 베티나리 경이 말했다. “그리고, 맞아, 또 얘기하는 걸세. 다들 자리에 앉지 않겠는가? 바임즈?”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분개한 채로 의자에 푹 주저앉으며 바임즈는 깨달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가 꺾이고 말 것이다.

베티나리 경은 그를 완전히 코너로 몰아넣은 후였다.

바임즈는 경비대원들의 종족들 때문에 일어나는 수많은 논란을 전부 알고 있었다.

논란거리들 중에는 좋은 것들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좋지 못한 논란거리도 많았다.

경비대에는 트롤들이 있고, 엄청 많은 드워프들이랑, 늑대인간 하나, 골렘 셋, 이고르 하나, 그리고, 특히, 놉 일병(노비 본인에겐 불쾌한 소리겠지만, 바임즈도 어쩔 수 없었다. 다른 많은 경비대원들처럼, 노비는 인간이었지만, 자기가 드워프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인증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은 놉을 제외하곤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도 있었다. 그러니 뱀파이어라고 안될게 뭐 있겠는가? 특히 절제단 소속이라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절제단의 검은 리본(“단 한 방울조차도!”)을 달고 다니는 뱀파이어.

솔직히, 뱀파이어가 피를 한 방울도 빨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 자체가 기괴하긴 하다.

하지만 그들은 지적이고 영리했으며, 잠재적으로 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경비대는 이 도시에 있는 정부 기관 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 곳이었다.

그러니 굳이 모범을 보이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그 이유는, 바임즈의 닳고 닳았지만 아직까진 멀쩡한 영혼에 따르자면, ‘넌 빌어먹을 뱀파이어를 끔찍이도 싫어하니까’ 때문이었다.

별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가식도 없었고, “시민들이 참질 못할 겁니다.” 라던가 “아직 적절한 때가 아닙니다.” 교묘한 변명도 없었다. 그냥 바임즈 넌 니 빌어먹을 경비대에 빌어먹을 뱀파이어들이 돌아다니는 게 싫을 뿐이야.

다른 세 명이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바임즈 씨.” 윈킹즈 양이 말했다. “저의가 알기론 아직까지도 우리 절제단 쪽 사람들을 경미대에 넣지 않으셨더군요...”(W을 V로 발음함)

‘경비대’라고 똑바로 발음해봐. 할 줄 아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바임즈는 생각했다.

알파벳 23번째 글자 좀 쓰라고. 옆에 있는 스미스한테 좀 빌리던가, 저 녀석한텐 차고 넘쳐나게 있으니까.

어찌되었건, 이제 새로운 논란거리가 생길 것이 틀림없었다.

“윈킹즈 양.” 그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어떤 뱀파이어도 경비대에 들어가겠다고 지원한 적이 없습니다. 뱀파이어들은 태생적으로 경비대원들 같은 삶의 방식에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임즈 경비대장이라고 불러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윈킹즈 양의 작은 눈이 분노로 번뜩였다.

“아, 그러니까 뱀파이어들이... 멍청하다는 말슴이신가요?” 그녀가 말했다.

“아닙니다, 윈킹즈 양. 뱀파이어들은 똑똑합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당신네들의 문제지요. 영리한 사람이 뭣하러 한 달 38달러에 추가 수당을 받으려고 매일 대가... 머리를 얻어맞을 위험을 감수하려 하겠습니까? 뱀파이어들은 기품 있고, 교육을 잘 받은 데다가 이름 앞에 본(von)

자가 붙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경비대원이 되어서 길을 어슬렁거리는 것 보다 더 나은 직장이 수백 개도 더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강제로 경비대에 들어오게 만들까요?“

“장교직을 제안하면 어어어어떨까요?” 존 스미스가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는데도 그 기괴한 미소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미소를 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는 소리도 있었다.

“안됩니다. 누구든 도로 순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바임즈가 말했다.

전적으로 사실인 것은 아니었지만, 존의 질문은 그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야간 경비도 서야 합니다. 훈련으로 아주 딱이죠. 특히 일주일 연속으로 비가 쏟아지는 밤에 안개 낀 거리를 순찰하는데 그림자 속에서 기괴한 소리를 듣기라도 한다면... 뭐, 그때가 되면 새로 들어온 녀석이 진정한 경비대원인지 아닌지를-”

그는 자기가 함정으로 걸어 들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들이 후보자를 찾은 것이 틀림없었다!

“아, 그것 잠 조은 소식이군요!” 윈킹즈 양이 상채를 뒤로 젖히며 말했다.

바임즈는 그녀를 잡고 흔들면서 소리치고 싶었다.: 이 여편네야 넌 진짜 뱀파이어도 아니잖아, 도린! 넌 뱀파이어랑 결혼한 여자야! 그래, 그리고 당신 남편이 널 물고 싶어 할 날은 죽어도 오지 않을 거고! 진짜 절제단원들은 평범하게 살고 관심 끌지 않으려고 하는 거 몰라?! 망토도 안 하고 다니고, 피 빨지도 않고, 절대 젊은 여자들 잠옷을 찢지도 않는단 말이야! 세상에 니 옆에 있는 ‘전혀 뱀파이어 같질 않은’ 존 스미스가 바르고 st. 그루에 본 빌리너스 백작이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 하지만 지금 그는 파이프를 펴대고 끔찍한 스웨터를 입는데다가, 바나나를 수집하고 성냥개비로 사람 장기 모형을 만들고 있어, 왠줄 알아? 왜냐하면 취미가 있으면 좀 더 인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근데 너는, 도린? 너는 콕빌 가에서 태어났잖아! 니 엄마는 세탁부였고! 니 잠옷은 기중기 없으면 아무도 찢어내질 못해! 하지만 너는 아주... 푹 빠졌지. 이 빌어먹을 취미에 말이야. 넌 뱀파이어보다 더 뱀파이어처럼 보이려고 용을 쓰고 있어! 말 할 때마다 그놈의 가짜 송곳니를 달그락거리면서!

“바임즈?”

“흠?” 바임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시작한 것을 알아차렸다.

“스미스 씨께서 좋은 소식을 하나 가져오셨네.” 베티나리 경이 말했다.

“아, 예 그렇습니다.” 조증 걸린 것처럼 활짝 웃으며 존 스미스가 말했다.

“후후후후보자가 한 명 있습니다, 경비대장. 경비대우우우원이 되고 싶어 하는 뱀파이어입니다!”

“그리고, 무논, 야간에도 아무런 문제 없을 거에요.” 도린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우리는 맘 그 자체이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무조건-” 바임즈가 입을 열었으나 베티나리 경이 재빨리 말을 잘랐라.

“오, 아닐세, 경비대장. 우리 모두 자네가 경비대의 수장으로써 자치권이 있다는 사실을 존중하고 있네. 자네가 생각했을 때 적합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뽑게. 내가 부탁하는 것은 그저 공정성을 위해서 이 후보도 인터뷰해봤으면 하는 것 분일세.”

그래, 퍽이나. 바임즈는 생각했다. 이걸로 우버월드와 외교하기도 훨씬 쉬워지겠지, 안 그렇겠어? 절제단원까지도 경비대에 있다는데. 그리고 내가 녀석을 거부한다 해도, 이유를 설명해야만 하겠지. “그냥 뱀파이어가 싫습니다, 됐습니까?” 아마 안 될 거야.

“알겠습니다.” 그가 답했다. “그 남자를 보내주십시오.”

“그게 말이지, 여자라네.” 베티나리 경이 말했다. 그는 서류들을 읽어 내려 갔다.

“살라시아 데로레시스타 아마니타 트리게스타트라 젤다나 마리피...” 그는 읽기를 멈추고, 몇 페이지 더 넘겨보고 말했다. “이건 그냥 생략해도 되겠군, 하지만 마지막 이름은 ‘본 험페딩’으로 끝나는군. 그녀는 51살일세, 하지만,” 바임즈가 채 충격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에 그가 빠르게 덧붙였다. “뱀파이어들에게 나이란 무의미한 것이지. 아참, 자기를 그냥 평범하게 샐리라고 불러줬으면 한다는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