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SF,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 소설이나 개인의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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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범죄 기록에 내가 한 위대한 일들이 모두 남아야 한단 말야! 그렇게 날 무시할 수는 없어! 시장을 찾아가서 따질 거야! / 서두르는 게 좋을 걸. 곧 장기 휴가 갈 거란 말이야.
2. 뭐? 내게 작별도 안 했는데? 내겐 다 계획도 있고 준비도 했었단 말야!
3. 아무 말 없이 떠나다니. 최악의 적수에게 그렇게 차갑게 대해도 되는 거야?
1.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이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 그런 거 아냐. 실수는 누구나 한다. 하지만 난 왜 실수를 했는가 때문에 이러는 거야.
2. 로봇들을 사람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아직도 그러기 어려워. 로봇들을 대표해야 할 정치인으로서, 그건 아주 중대한 문제다.
3. 모든 지도자들이 꼭 생각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 언제 상황이 바뀌었고, 언제 그들이 그 자리에 적절치 못한 존재가 되었으며, 언제 그 자리를 내려놓아야 하는가지.
1. 제가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괜찮아. 한동안 대행을 잘 해왔잖나.
2. 게다가 이게 큰 행성도 아니고. 모르는 건 전화하면 돼. / 압니다만, 어떤 사람들을 다루기 위해선, 저로서는....
3. 나 같은 까칠하고 성격 더럽지만 단호한 사람이 되는 법은 모르겠다는 거지? / 그런 식으로 말씀드리진 않았을 겁니다만....
1. 내 모든 정책은 인간용이었다. 나는 로봇들을 도구로만 보았을 뿐이야. 사회에 나가서 직접 그들에 대해 배워야겠어.
2. 혼자 가십니까? / 맥스 포스트가 친구를 추천해주더군.
3. 안녕하세요. / 난 세상을 좀 더 보고 싶은데, 이 친구도 마찬가지더군. 잘 어울릴 거야. 화장실을 나 혼자 쓸 수 있는 것도 좋고.
1. 여행 경로가 바다 한복판을 가로지르는데요. / 새 달이 오면 조수간만의 차이가 생긴다. 그럼 통과할 수 있는 때가 있어.
2. 왜 위험한 길로 가시는 거죠? 70킬로미터만 우회하면 배를 탈 수 있습니다. / 세상을 이렇게 여행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다. 이제 바다를 만들고 있으니, 이런 식으로 여행할 수 있는 건 앞으로도 우리가 유일할지도 몰라.
3. 제가 인간들에 대해서 이렇게 배우는 거군요. / 그렇지, 그런 거야.
1. 시장은 어디 있어? / 가버렸어. 차를 타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로봇들에 대해 배우실 거야.
2. 남겨둔 거 없어? 날 위한 선물? 시한폭탄이나, 나에 대한 암살 예고나, 없어? 후위대로 삼은 마임 배우나, 살인훈련을 받은 포메라니안이나, 상자에 든 거미라도?
3. 다락방에 있는 상자에 거미가 좀 살고있을지도 모르겠군. / 그래! 날 잊지 않았을 줄 알았어!
1, 로봇들과 함께 너희 종족이 살 행성을 만들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훌륭한 목표야. / 우리 종족이 날 기억해줄 만한 일이지.
2. 회계 수업을 듣는 게 어때? 그런 거대 프로젝트에서 성공하려면 지식을 쌓는 게 좋아. 여기 몇 종류 내가 미리 골라 놓았어. / 고마워.
3. 잠깐, 회계 수업을 듣는다고? 시장보다도 훨씬 더 위험한 친구로군.
1. 드보락은 행성을 만드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그랬어. / 우리 법적 제도에서 자랑할 만한 거리는 아니지만, 영구적으로 인간이 거주하는 행성은 소유권을 얻을 수 있어. 문제는 인간의 정의지.
2. 국가와 기업들이 냉동 인간 세포가 조금 든 탐사선을 수백만 개는 쏘아보냈지. 애초에 개발할 생각도 없어. 행성을 미리 선점하려는 거야. 행성 알박기라고 불러.
3. 문제가 그거였군. 우리가 거기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거.
1.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 변호사를 모두 죽이는 게 먼저라는 대사가 있어.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기반인 법적 제도를 무너뜨리자는 뜻이었지.
2. 변호사들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법과 제도를 오용하면 법치주의가 약화돼. 사람들이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잃고 사적 제제에 나서기 전에 그것을 고치는 것은 우리의 일이지.
3. 민간 변호사들이 그렇게 화를 자초하는 걸 막을 필요만 없으면 정부 변호사들이 일하기 참 편할 텐데 말이지.
1. 넌 나를 왜 도와줘? / 왜냐면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인간과, 인간이 만든 로봇만 존재하는 은하는 지나치게 몰개성해.
2. 초기 인공지능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지. 백인 남성들만이 개발하고 있었으니까.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그들의 편견과 시각이 프로그램에 반영되었어.
3. 지금 인류는 앞에 있는 모든 걸 집어삼키려고만 하고 있어. 우리는 고등 생명체야. 아메바보다는 더 나은 행동을 해야 하지 않겠어?
1. 행성 하나를 준비하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 너희 생테계를 파악해야 해. 환경 변화는 오래 걸려. 최소 천 년은 걸릴 거야.
2. 거기 내 자서전을 마련해놔야겠네. 동상이나 기념비도 좋겠지. 러시모어산처럼 멋진 걸로.
3. 우리 종족이 어떤 걸 보고 더 놀랄지 모르겠네. 내가 행성을 훔친 걸지, 혹은 내가 천 년이 걸릴 일을 준비했다는 건지.
1.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얻은 게 많아. 인류가 어떻게 우주에 나올 만큼 발전할 수 있는지 알겠어.
2. 어떤 존재들은 우주의 광대함 앞에 경의를 표하고 그들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지.
3. 반면 인간들은 팔을 펼치고 외치지. 내 거야!
1. 시장의 부관에서 도움을 받는 것의 문제라면, 도움을 받고 있는 중에는 그에게서 훔칠 수 없다는 거야. 행성을 훔치는 건 너무 오래 걸리니 내가 죽을 때까지 도움을 받겠지.
2. 시장이 훨씬 더 재밌었어. 소리치고 화내고 얼굴 색깔이 바뀌곤 했지. 그렇게 멋진 반응을 볼 수 있는 사람 또 찾긴 어려울 거야.
3. 그런 사람들을 빨리 찾아야 할 텐데. 안 그러면 이렇게 계속 어색하게 있어야 하잖아.
1. 그 가방은 뭐예요? / 윈스턴이 행성에 있는 동안은 자기 집에서 같이 지내자고 했어요.
2. 우리 여전히 같이 일하는 거지? / 네, 아침에 출근할게요.
3. 이거, 교육 과정에 큰 장애물이 되겠는데. 플로렌스는 아직도 너무 정직한데 이제 교수시간까지 줄어들잖아.
3. 육식성 외계생명체 하나 없다고 이렇게 텅 빈 느낌이 들다니.
1. 윈스턴의 집에 가는 건 실수였나? 아직 취소할 수도 있어.
2. 종족간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극복할 수 없는 상황도 있을 거야. 난 혼자 지내고 싶진 않아. 지나친 요구를 해서 윈스턴을 잃고 싶지 않아.
3. 늑대가 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가끔 창문 밖에 늑대가 있는 걸 보지. 늑대를 볼 수 있는 건, 그 늑대가 문으로 들어올 용기가 없기 때문이야.
1. 늦었군요. 안 오시려는 줄 알았어요, / 샘에게 행성에 있을 때는 여기서 지낸다고 이야기하느라요.
2.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3. 저만큼이나 긴장하셨나요? / 긴장하셨어요? 전 오면서 정원에 비료 주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1. 왜 긴장하셨죠? 이 집과 땅, 연구실까지 갖고 계시잖아요. / 제 전문 분야는 동물하고 기생충이에요. 사람들과는 그렇게 잘 지내는 종류가 아니에요.
2. 당신은 똑똑하고 재미있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데 뭔가 제가 바보 같은 소리를 해서 쫓아내버리면 안 되잖아요.
3. 뭐, 그런 거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저도 여기서 지내고 싶고, 개만큼이나 평가 안 하고 모욕도 모르는 동물도 없으니까요.
1. 당신은 왜 긴장하셨죠? / 전 개념실증모델이니까요.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형태나 냄새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 같은 게 없어요.
2.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진 못할 거예요.
3. 이봐요. 문명이란 수천 년간 사람들이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의 연속이었어요. 가령 늑대 귀를 긁어주려고 했던 것처럼. / 자연스러운 행동은 아니지만 허락할게요.
1. 뭐 필요한 것 있어요? / 셔츠 빌려주실 수 있나요? 폐쇄된 우주선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보냈어요. 샤워를 하고 세탁도 해야겠어요.
2. 오래 걸리진 않겠군요. 짐이 가볍네요. / 예전엔 그러지 않았어요. 어렸을 적에는 밥그릇과 공만 있으면 충분했어요.
3. 이제는 옷에 신발에 칫솔도 원해요. 크면서 돈맛을 좀 봤나 봐요.
1. 그게 전부예요. 타월과 셔츠 감사해요. / 천만예요. 샤워 끝나고 보죠.
2. 좋아, 옛 냄새를 지우고 새 냄새로 채울 시간이야.
3. 아주 잘 말려야 해. 윈스턴에게 오늘밤을 젖은 개 냄새로 기억시킬 수는 없잖아.
1. 내 털이 젖으면 그 안에 있는 미소생물체들이 그런 냄새를 만들지. 그들이 만드는 부산물이 분해되어 증발하는 거야.
2. 여기 애완동물 가게들이 재형성 시술도 하는지 알아봐야겠어. 내가 우주선애서 냉동수면하는 동안 생겼던 박테리아와 효모를 젖어도 좋은 냄새가 나는 애완견용으로 교체하는 거야.
3. 하지만 신규 식민지에는 애완동물 산업이 큰 인기가 없어. 여기 있는 효모는 맥주용 뿐일지도 몰라. 그럼 내게서 술 냄새가 나도 괜찮은 걸까?
1. 안녕, 비케이. 안녕, 안녕. 만나서 반가워. 그래, 이건 윈스턴의 셔츠란다.
2. 왜나고? 태풍에 휩쓸려서 옷 한 벌을 잃었고, 어떤 로봇이 코팅하려다 로브 한 벌을 망쳤고, 잠옷은 어떤 기업의 기밀 유지를 위해 가져가 버렸어.
3. 윈스턴의 옷은 그런 불운을 겪지 않는 것 같으니, 오늘밤에은 좀 멀쩡히 보낼 수 있으면 좋겠네.
1. 뭐 마시겠어요? / 물이면 충분해요. 약간의 꿀이나 설탕이 있으면 타주시는 것도 좋겠고요.
2. 단 거 좋아하시나요? / 종종 그래요. 늑대의 몸에 에너지 많이 소모하는 뇌를 달아놓은 부작용이죠.
3. 블랙아웃 같은 현상을 겪나요? / 아뇨. 하지만 제가 정말 바보같은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걸 핑계로 댈 수 있는 것도 좋겠네요.
1. 우주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방사선 저항성을 올리거나 하진 않았나요?
2. 대기권 밖에서는 방사선이 생물의 세포에 큰 피해를 주죠. 네. 제 허용량은 연 5시버트예요. / 저도 그래요. 우주용 유전자죠. 라론 증후군을 개조한 거라서, 저는 덩치 큰 난쟁이라고 할 수 있네요.
3. 우주에서 적응할 방법이 에콰도르에 있었다는 건 참 의외예요. / 자연은 참 창의적인 기술자죠. 설명이 너무 난해하다는 게 문제지만요.
* 일반인의 방사선 허용량은 연간 1밀리시버트, 플로렌스의 5천 분의 1.
* 성장호르몬 불감성 증후군. 성장호르몬의 효과가 떨어지게 되어 성장이 저하되는 희귀병. 에콰도르와 지중해 근처에서 주로 발병합니다.
1. 제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에 라론 증후군을 우주인들에게 적용시켰을 때는 왜소증을 고치지 않았다고 했어요. 화학 로켓에서는 승무원이 작아서 생명유지가 적게 필요한 게 중요하니까요. / 부모들에게는 힘든 일이었을 거예요. 그렇게 되고서도 5백 명당 한 사람만 우주로 갈 수 있었으니.
2. 자원자들은 대부분 가난했죠. 비록 우주에 가지 못하더라도 훈련을 받았고, 의사, 기술자, 지원요원들이 될 수 있었어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죠. / 그렇죠. 하지만 부모가 자식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거리가 많아요. 특히 그게 유전자 단위까지 내려간다면요.
1. 본인의 유전자 개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좋아요. 제게 신경쓰이는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전질환이 없다는 것도 미리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2. 부모님들께선 그보다 덜하시죠. 비용도 많이 들었고, 실패해도 복구할 수 없으니까요.
3. 아버지께선 왜 페라리를 사줬는데 시골길만 다니냐고 하시더군요. / 그건 옳지 않네요. 쓸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자동차와 달리, 사람은 세상으로 나오면 가치가 올라가요.
1. 왜 기생충학에 흥미를 가지셨죠? / 캘리포니아 킬리피쉬 때문이죠. 정확히는 거기 기생하는 편충인 유햅플로키스 캘리포니엔시스 때문이에요.
2. 그 기생충은 숙주가 셋이예요. 새에서 달팽이를 거쳐 물고기로 갔다가 다시 새로 돌아오죠. 그 과정에서 달팽이는 불임으로 만들고 물고기는 뇌를 조작해요. 말도 안 되게 복잡한 과정이죠.
3. 엔지니어들은 최대한 일을 간단하게 만들려고 하는데요. / 자연은 기생충에 관해서라면 설명서를 뜯어서 갈기갈기 찢고 태워서 태풍에 뿌려요.
* 킬리피쉬는 송사리과 민물고기입니다.
1. 기생충이 뇌에 도달하면 물고기의 행동성향이 바뀌어요. 더 자주 수면까지 올라와 몸 측면을 내놓곤 하죠. 새들이 찾아서 잡아먹기 더 쉽게요.
2. 이 행동이 숙주가 될 새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해요. 먹이를 더 잡아먹기 쉽게 하니까요. 어떻게 보자면 이 편충은 달팽이와 물고기에겐 기생충이지만, 새들과는 공생관계라고 할 수도 있죠.
3. 그럼 새들은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자기 몸속의 작은 생명체들을 활용한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 인간들은 생물학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생체 해킹이라는 분야에서는 초보나 다를 바 없어요.
1. ‘오래된 이웃’ 이론도 있어요. 어떤 기생충과 숙주들은 너무 오랫동안 같이 지낸 나머지 서로에개 익숙해졌다는 거죠.
2. 내장 기생충에서 그런 예시를 볼 수 있어요. 기생충을 다 없앨 만큼의 환경이 되는 지역에서는 내장 염증이 더 많이 생겨요. 기생충이 있어야 더 건강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거죠.
3. 하지만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전 기생충은 피하고 싶네요. / 보통은 그렇죠. 배에 그런 걸 넣으려면 배짱이 필요해요.
1. 당신 이야기도 좀 들어봐야겠네요. 왜 공학을 택했죠? / 휠체어가 망가졌어요. 제가 아직 어렸을 때였죠.
2. 제 주인은 제가 애완동물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봤어요. 근처에 뇌성마비 걸린 소년이 살고 있었죠. 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봤어요.
3. 그때는 몰랐지만, 제 양부모님들은 참 현명하셨죠. 저는 학교에는 갈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 소년의 안내견으로는 문제없이 갈 수 있었으니까요. [입학 거부]
1. 크리스와 저는 참 친했어요. 가족 같은 친구였고, 대학 4학년 때까지 같이 지냈죠.
2. 크리스의 부모님은 제가 크리스를 잘 돌봐줄 거라 믿었고, 저는 제가 원래는 못 들어가는 곳에도 문제없이 갈 수 있었죠. [애완견 출입금지]
3. 아이들은 어떤 환경이건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에요. 커서 그때 일들을 돌이켜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실은 얼마나 이상했는지를 깨닫게 되죠.
1. 크리스의 휠체어는 고급 모델이었어요. 크리스의 몸을 세울 수도 있었고 자동 항법에, 통신장치에, 비 올 때 쓰는 덮개도 있었죠.
2. 비가 문제였죠. 조금씩 부드러운 비가 내릴 때가 있어요.
3. 그리고 물에 빠져죽게 될 것처럼 비가 올 때도 있죠.
1. 비가 엄청나게 내리는데 크리스의 휠체어가 고장나고 말았어요.
2. 화면에 LFW VFD 오류 00001이란 표시가 나오고 그것외에는 모든 게 다 꺼져버렸어요.
3. 어른들은 아이들이 쓰는 말을 못 알아듣겠다고 하던데, 사실 기계들도 그랬던 거죠.
* 작가의 말에 따르면 지멘스 마이크로마스터 440의 오류코드라고 합니다. 왼쪽 앞바퀴(Left Front Wheel) 가변 주파수 인버터(Variable Frequency Drive). F0001 과전류.
1. 크리스는 비에 젖고 있었고 휠체어를 작동시킬 수 없어서 그는 저보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어요.
2. 저는 근처의 가게에 갔고 점원이 크리스의 아버지께 연락했어요. 저는 돌아가려고 했지만 거기서 크리스의 아버지를 기다려 길을 안내하라고 했죠.
3. 끔찍했어요. 크리스와 함께 비맞으며 추워했어야 했는데 저는 거기서 따뜻하고 안전하게 있었으니까요.
1. 크리스의 아버지께서 따뜻한 옷하고 컴넷에서 받은 설명서를 가지고 왔어요.
2 왼쪽 앞바퀴의 가변 주파수 인버터의 주 차단기를 열어서 리셋하고 누전부위를 수리하자 휠체어는 다시 작동했어요.
3. 그러는 동안 누전이 생기자마자 주 차단기가 트립되어서는 안 되고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안전장치는 안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에 대해 심한 불만을 토로하시면서요. 그날 배운 단어들은 아직도 함부로 쓰지 못하는 것들이에요.
1. 비를 많이 맞아서 크리스는 많이 아팠어요.
2 다들 제가 도움을 불러온 게 잘 한 거라고 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크리스의 아버지는 간단한 수리로 휠체어를 다시 작동시키셨어요. 저도 그럴 줄 알았더라면 크리스는 아프지 않았을 거예요.
3. 그래서 크리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휠체어 수리법을 배우기로 했어요. 제 손에 엄지가 없다는 건 문제가 아니었죠.
* 진짜로 엄지손가락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맞서는 엄지(opposable thumb)가 없다는 말입니다. 인간과 일부 영장류만 엄지 형태가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데 뭔가를 쥐고 조작할 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죠.
1. 설명서를 보고, 인터넷을 보고, 휠체어의 작동 원리를 꼼꼼히 배웠어요.
2. 제가 원하는 것과 인간이 만든 안전규정이 일치할 때 겪게 되는 무아지경 같은 게 있어요. 푹 빠져버리게 되죠.
4. 제 주인이 그걸 눈치 채고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종종 상기시켜줬던 게 다행이었어요.
1. 그렇게 전자장치와 모터와 우리가 사는 인공 생태계를 이루는 모든 것들을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2. 생태계 말이지만, 아직도 버리는 부품들을 어떻게 다시 재활용하게 될 것인가는 연구가 부족해요.
3. 그래요. 뇌와 근육과 지지구조는 만들고 있어요. 언젠가는 기계들을 위한 청소부와 송장벌레도 만들어야겠죠.
Our last, best hope for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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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흥미롭고 완벽한 과거회상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