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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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환영합니다] 선물도 없고 장식도 없고 반짝이는 불빛도 없군. 성경과 예수의 삶과 어떻게 사람들을 돕느냐 하는 것뿐이야. 저 로봇들은 역시 크리스마스에 대해 잘 모른다니까.
1. 안녕, 우주선. 내가 당직 서러 갈 준비가 되었어. 별 일 없지? / 전 시스템 정상입니다. 이상 없습니다.
2. 샘은 어떻지? / 만족스럽게 당직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깨우기가 아쉬울 정도군요.
1. 당직자가 잠을 자? 좋아, 그런 사람들에게 써먹기 좋은 게 있지. 우주선, 조종실 불을 꺼.
2. 우주선, 비상경보 시험을 실시할 것.
3. 무슨 일이죠? 무슨 일이에요? / 생각한 것과 영 다르군.
1. 당신을 깨우려던 게 아니예요. 저 녀석을 깨우려 했다고요! 당직자인데 잠을 자잖아요!
2. 아, 샘에게 자면 안 된다는 말은 안 했네요. 당신은요? / 그런 적은 없지만, 어, 당연히 알아야 할 거 아니예요!
3. 외계인들에겐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있어야 돼요. 그래야 뭘 몰라서 못 했다는 핑계는 못 대죠. / 조금 생각해보시면 마음을 읽는 능력이 샘에게 없다는 건 아주 다행이라 느끼실 것입니다.
1. 샘이 경보음을 자느라 못 듣는다면, 소리를 더 키워야겠어요. /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사람마다 필요한 자극이 다를 뿐이예요.
2. 여기 돈 보이시죠?
1. 당직자가 자면 안 되죠! / 와! 잠 좀 잤을 뿐인데 기분이 나빠 보이는군요.
2 커피 한 잔 마시면 좋아질 거예요. 가서 만들게요. / 뭐요? 플로렌스, 여기 좀 지키세요. 샘, 내 커피 건드리면 가만 안 둘 거예요!
3. 샘은 당직 서다 자고, 니오미는 샘과 싸우고, 나는 잠옷 차림으로 또 당직을 서네. 이틀만에 이렇게 상황이 악화될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1. 당신은 저만큼이나 저중력에선 제대로 못 움직이네요. 이건 추격전이라기도 민망한데.
2. 조금 나아졌군요. 거의 잡을 뻔 했어.
3. 오늘치 운동은 이 정도면 됐죠. 내일도 할까요? / 당신에게 고마워해야할지 당신을 죽여야할지 모르겠군요. 동전던지기로 결정할까요?
1. 지금 나는.... / 플로렌스와 교대해야겠죠? 아까부터 계속 당신 대신 당직을 서고 있었으니.
2. 아,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네!
3. 죄책감. 참 좋은 거지. 알아서 자학하게 만들어준다니까.
1. 제가 당직 근무를 할게요. 괜히 샘에게 정신팔려서 죄송해요. / 그렇게 하세요. 미안해하실 필요는 없어요. 샘은 원래 그런 일을 잘 하니까요.
2. 화를 전혀 안 내내. / 당신은 인간입니다. 그녀는 당신에게 화를 잘 내지 않을 것입니다.
3. 이런, 이거 진짜 죄책감 드는데. /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죄책감 같은 나쁜 감정을 유발시켜서도 안 됩니다.
1. 플로렌스는 내게 화를 냈어야 했는데. / 알겠습니다.
2. 플로렌스 암브로즈. 당신의 선장에 대한 행동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즉시 자체진단을 실시하고 선장에게 리모컨을 제출하기 바랍니다.
3. 처리되었습니다. / 전혀 제대로 처리된 것 같지 않은데.
1. 진단 마쳤어요. 이상 없어요. 리모컨은 여기 있고요. 무슨 일이예요? / 니오미가 당신과 당직자 교대를 했을 때에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알렸습니다.
2. 인공지능의 이상 작동이 감지되었을 때는 이상 여부를 진단하고 통제수단을 확보해야 합니다.
3. 우주선에게 제가 지시한 건 아니에요. 검사 전에 대화부터 해야죠. 그게 기본 예절 아니겠어요.
1. 제가 뭘 잘못했죠? / 니오미가 당신과 제때 교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니오미는 감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2. 아, 이런 일이 좀 있었죠. 화를 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제게 말해주곤 했어요.
3. 분노 관리법을 배우면 좀 도움이 될까요? / 이 경우에는 해당 안 될 것 같네요.
1. 우주선, 플로렌스에게 왜 그런 일을 시켰지? / 인공지능은 사람에게 화를 내지 않아야 합니다. 플로렌스의 행동에서 저는 이상을 감지하지 않았습니다.
2. 하지만 당신은 플로렌스가 화를 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 판단과 인간 선장의 판단이 충돌할 때 저는 인간의 판단을 우선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3. 그게 정상이죠. / 내가 멍청한 짓을 해서 우주선이 멍청한 짓을 했다는 건 참 짜증스러운 일이네요.
1. 걱정 마세요. 우주선은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것이니까요. 우주선의 인공지능은 그런 조건 하에서는 잘 작동해요. 그 이외의 존재를 대할 떄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이죠.
2. 이제 우주선은 당신이 있으니 당신에게 집중하게 돼요. 항상 인간인 당신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3. 그러니 혼잣말 같은 버릇은 고치시는 게 좋을 거에요.
1. 당신이 화를 못 낸다면, 윈스턴 같은 인간과 사귀어도 되나요? / 저도 얼마든 화를 낼 수 있어요. 다만 기준이 많이 높을 뿐이죠.
2. 직접 명령은요? / 윈스턴은 제게 직접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어요. 제 걱정 하시는 건가요?
3. 제 딸들은 이제 수천 킬로미터 밖에 있어요. 모성본능이란 건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쓸 데가 있어야죠.
1. 저와 윈스턴의 관계를 그리 좋아하시지 않는 것 같네요. / 솔직히 이야기할게요. 인간과 개가 같이 자는 광경은 징그러워요.
2. 인간과 개가 같이 자는 모습을 못 보셨나요? 잘 어울리는데.
3. 그 뜻이 아니에요. /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알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침대에서 잠을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예요. 그러니 수학적으로 보았을 때 귀여움의 양이 징그러움을 초월하죠.
1. 미안해요. 괜한 소리를 했군요. / 아뇨, 아뇨. 솔직히 말씀해주시는 게 좋아요. 앞으로도 많이 들을 이야기니까요.
2. 저는 인간이 아닌 실험용 동물이예요. 제 개조된 부분들은 대부분 검증되지 않았고, 제 본능은 문명 사회에 어울리지 않으며, 저를 정지시킬 수 있는 리모컨이 있고, 꼬리도 있죠.
3. 하지만 그 무엇도 제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막지는 못해요. 그리고 꼬리는 솔직히 장점이죠.
1. 남성 보먼 늑대가 있엇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 아뇨. 그렇지 않을 거에요.
2.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세요. 제가 윈스턴만큼 마음이 맞는 늑대를 찾을 확률이 얼마나 될 거라 생각하세요?
3. 남성 보먼 늑대가 있더라도 윈스턴을 택했을 거란 말이예요? / 네, 고전 SF 잡지 표지를 보셨나요? 인간들이나 외계인이나 늘 인간들을 추구해요. 예쁘고 잘생긴 종족의 특권이죠.
1. 윈스턴과 저의...생체적 호환성은 아직 시험해보지 않았어요. 부모님부터 먼저 뵈려고 해요.
2. 윈스턴의 가족관계를 망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3. 저는 그들을 만나기 위해 2억 6천만 킬로미터를 날아가는 중이에요. 이렇게 충직한 개는 만나기 힘들걸요.
1. 제가 걱정하는 부분이 그거예요. 당신은 뭐죠? 애완동물인가요, 동등한 파트너인가요? / 둘 다 아니예요.
2. 하지만 동등한 존재가 될 기회는 얻었죠. 투표를 해서 모든 인공지능들이 자유 시민이 되었잖아요.
3. 이제 결혼도 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주인 등록을 바꾸는 게 고작이었죠.
1. 이런 상황에 처해서는 안돼요. / 왜죠? 유전공학 때문에 저는 보통 늑대보다 훨씬 더 좋은 기회를 얻었는걸요.
2. 인간 때문에 번성하게 된 수많은 동식물들을 생각해 보세요. 당신 때문에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잖아요.
3. 생각해보면 인간이란 그런 동물이에요. 최고의 공생동물이라고 할 수 있죠.
1. 뭐, 윈스턴이나 그 부모님과의 관계에 도움이 필요하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 고마워요.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요.
3. 그래도 여전히 이상하군요. / 테라포밍에 로봇들의 사회적 지위변화에 오징어 외계인에, 윈스턴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덜 이상한걸요.
1. 우주선 좀 둘러보고 운동 좀 하러 갈게요. / 고생해요.
2. 우주선에는 수십 개의 센서가 있고 알아서 판단할 수 있어. 하지만 그래도 비행 중일 때는 모든 걸 점검하고 싶어져. 우주선이 뭔가를 놓칠 가능성도 있으니까.
3. 늑대는 자신의 영토를 순찰하고 싶어하지. 그런 본능이 현실의 필요성과 일치하는 건 좋은 일이야.
4. 우주선의 문젯거리들을 사냥하는 거라면, 사냥감이 없어도 좋은 거지.
2. 베니 굿맨의 ‘싱싱싱’은 토끼 쫓아 달리기에 정말 좋은 음악이야.
*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1. 아직도 회계 공부 해? / 그래, 정말 아름다워! 훔치는 방법이 너무 많아.
2. 조세회피처, 유령기업, 해외 비밀계좌. 부자인 상태로 파산할 수도 있다니까.‘
3. 백만 달러를 훔치는 걸 꿈꾸곤 했어. 참 소박한 꿈이었지. 백만 달러쯤은 훔쳐도 아무도 신경 쓰지도 않는 세상이 있었던 거야.
1. 어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행운아지. 원할 때마다 수백만을 훔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나니까.
2.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한 평범한 여자는 가상의 암호화폐를 만들어서 수십억 달러를 훔쳤지.
3. 그게 인간들의 사회체제가 대단한 이유야. 소시오패스의 윤리관만 갖추고 있으면 부자의 꿈을 이룰 수 있잖아.
1. 우리 회계부정을 하는 거야? / 직접적으로는 아냐. 이 범죄들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가리지 않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훔치는 건 명예롭지 않아.
2. 회계학을 배우면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지. 우리가 관심을 좀 가져야 하는 대상이야.
3. 오늘날과 같은 컴퓨터와 효율의 시대에도 우리 같은 장인정신을 가진 예술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1. 우리가 가는 우주정거장의 운영비용이 왜 상승했는지 알아내고, 어디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추적할 거야. 지금으로서는 우리는 정직한 행동을 할 거야. 이들과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진 않아.
2. 이런 범죄를 제대로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돼. 이 성계의 범죄적 선구자들 중 하나로서, 우리는 우리 뒤를 따라올 로봇들에게 나아길 길을 알려줄 의미가 있어.
1. 교통량 많은 지역을 벗어났습니다. 당직자는 이제 필요가 없습니다.
2. 고마워요. 가족들과 연락을 하고 싶으니 연결해주세요.
3. 연결합니다. 단방향 지연은 15초입니다. / 작은딸이 이거 싫어할 텐데. 통신 지연이 있으면 농담 하기가 영 불편하거든.
1. 다들 안녕? 이제 거리가 많이 멀어졌어. 빛이 가는데 15초나 걸린단다.
2. 그래서 말하면 대답을 듣는데 30초가 추가로 걸리게 돼. 그러니 30초간 이야기하고 30초간 들으면 될 거 같구나.
3. 물론 아이들과 같은 방에 있어도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게 참 어렵지. 얼마나 잘될지 모르겠다.
2. 50초가 지났는데도 답변이 없구나. 더 말해야겠다.
3. 하지만 틀림없이 이 와중에 너희들이 말을 시작- / 엄마, 안녕! 비케이를 공원에 데려갔어! 오리가 비케이를 쫓아갔어!
1. ...그리고 언니가 자기는 나이가 많으니까 마지막 피자를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싸우는 동안 아빠가 그 피자를 몰래 먹었고....
2. ...사람들이 강가에 도시를 짓는다고 하는데 로봇이 수영을 못하는데 아빠는 로봇들이 냉각을 해야 되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3. 그리고, 그리고, 만화를 보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 헤이즐은 말하는 걸 참 좋아한다니까.
1. 엄마에게 답변할 시간을 줘야지. / 그래.
3. 엄마 렉 걸렸어. / 아니, 넌 아직 30초 기다리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인 것 뿐이야.
1. 엄마, 잘 가! / 너희들도 잘 지내거라. 아빠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앞으로는 문자 메시지로 통신할 거야.
2. 값비싼 초광속 성간 우주선 이외엔 초광속 통신 수단이 없다는 건 참 아쉬운 일이야. 매년마다 사람들이 그런 걸 개발했다고 하긴 하지만...얼마 전에는 천국을 통해 통신을 하는 사람을 발명했다던 사람도 있었지.
3. 사람들이 투자를 거의 안 했지. 천국을 통해 연락한다면, 콜센터는 지옥일 게 뻔하니까.
1. 우주선, 여전히 선교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어? / 아닙니다. 당신들 중에는 진짜 조종사가 없습니다.
2. 사실을 지적한 것뿐이므로 화내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신들을 존중합니다.
3. 그러나 제 안에 사는, 저보다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제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 누구나 그런 상황에선 그렇게 걱정이 될 거야.
Our last, best hope for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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