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것은 사람과 짐승들만이 아니다. 


도시도, 바다도, 사막도 때론 죽는다.


어두컴컴한 골목을 가로지르며 인력거가 내달렸다. 


이슬리는 팔짱을 끼고 골목을 그득 메운 자욱한 물안개를 바라봤다. 비는 삼일 간 쉬지 않고 내렸다. 모르긴 해도 앞으로 이틀 정도는 더 내릴 것이다. 바다로부터 붕새의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라 대지도, 건물도 물에 흠뻑 젖었다.


 “테슈밋 라스파난은 사막 아니었습니까?”


이 시기에 신단을 찾는 북국의 여행자들이 대개 처음 묻는 질문은 이런 종류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라스파난의 토지는 7할이 황야, 3할이 고원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인 1할도 채 되지 못하는 지역이 도시와 오아시스다.


 “그럼 이 비는 뭡니까?”


이 끝도 없이 내리는 비는 뭐냐고?

일년에 한차례씩, 신단에는 남쪽 바다로부터 붕새의 날갯짓처럼 거대하고 도도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고 그 바람은 숨은달 고원에 부딪혀 비를 뿌리곤 흔적 없이 흩어진다. 일 년에 한 번, 많아야 두 번. 그 짧은 기간에 일년 치 수분을 모조리 쏟아 붓고는 이듬해를 기약한다. 십 몇 년에 한 번씩은 비가 아예 오지 않는 해도 있다. 이쯤 되면 라스파난이 사막인 까닭을 알만하지 않은가.


이런 사정 때문에 붕새의 바람이 부는 시기엔 물을 받아두기 위한 온갖 촌극들이 벌어진다. 화강암을 뚫어 지하 저장고를 짓는 귀족도 있고 물을 한꺼번에 많이 먹었다가 조금씩 토해내는 물돼지를 기르는 가난한 이들도 있다. 비가 내리면 그렇지않아도 비좁은 도성 골목은 물을 먹어두려는 물돼지들과 목욕을 하러 몰려나온 사람들, 그리고 집집마다 내놓은 항아리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하지만 이 난리도 처음의 하루나 이틀일 뿐. 물돼지의 배가 차고 항아리에 물이 넘치고 나면 그 뒤엔 더 이상 물을 거둘 능력이 없는 신단의 평범한 시민들은 집안에서 간만에 찾아온 휴식을 즐긴다. 거리는 전날의 축제가 무색할 만큼 조용해지고 오직 지면을 두드리는 빗소리만이 사위를 가득 메운다. 비는 꼬박 닷새 동안 내린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원래대로 멍든 하늘로 돌아가 버린다.


이슬리는 문간에 선 채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텅 빈 거리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뭐해.”


이슬리는 돌아보지 않았다. 이층에서 무야가 내려오고 있었다. 무야는 뱃사람이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육중한 체구가 내디딜 때마다 낡은 계단이 조금씩 삐걱거렸다.

이슬리가 서있는 문간까지 다가온 무야는 고개를 내밀어 밖을 보며 무뚝뚝한 목소리로 테슈밋 격언을 중얼거렸다. 


 “올해도 도둑과 상인과 거지는 걱정 없겠군. 비가 이렇게 잘 내려서.”


 “하지만 항아리의 물은 삼 일 이상 가지 않는다는 말도 있죠.”


 “흐흥. 없는 것 보단 낫지. 아예 없는 것 보단.”

그리고 찬장으로 다가가 술병의 마개를 뽑았다.  


‘한번 뱃사람은 영원한 뱃사람’같은 말은 적어도 라스파난에서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헛소리다. 뱃사람으로 바다에 나갔다가도 짠물에 진절머리를 내고 다시 육지생활에 적응해 살아가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영원히 물을 안보고 살 것처럼 살다가도 다시 어느 날엔가 돛에 줄을 달고 바다로 나가는 것이 이 테슈밋 라스파난의 사람들이다. 

무야가 짠물 생활을 청산하고 뭍에 정착한 지 벌써 20년째. 그에게 바다냄새라고는 티끌만큼도 나지 않는다. 


이슬리는 다시 시선을 길 쪽으로 옮겼다.

빗줄기를 헤치며 차양을 친 인력거 한 대가 날듯이 달려와 멈췄다. 인력거에서 뛰어내린 남자는 흠뻑 젖은채 기다리던 하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골목의 으슥한 건물로 사라졌다. 멀지 않은 지방에서 온 객손일 것이다. 하인의 손에 들린 짐이 가벼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차림을 보건대 십중팔구는 진주바다성에 알현하러 찾아온 유세객일 터. 이 골목은 저런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테슈밋도, 라스파난도 아닌 일파산의 고리 왕족들은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 세력들과 연합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가문의 영달을 위해 왕족을 이용하고 싶은 세력가들은 궁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신단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그래서 진주바다성은 목이 뻣뻣한 자들로 미어터졌다. 하물며 국장을 치르는 시기에 더 말해 무엇하랴. 죽은 왕비와 아무런 연고 없는 자들조차 성문에서 목청을 높였다. 

 

이슬리는 갑자기 진주바다성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왕과 그 일가가 머무는 진주바다성 지하에는 커다란 지하호수가 있다고 했다. 그 호수는 일년에 한번 하늘을 향해 천장을 열고 단물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설산 너머 북해에서 잡아들인 인어가 살고 있어 왕족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에 신비한 힘이 있어 병을 낫게 하고 마음을 치유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하라 왕비가 병으로 죽은 걸 보면 그것도 그리 믿을만한 이야기는 아닌지도 모른다.

 

이슬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들을 머릿속에서 지우며 빗소리를 흘려보냈다. 어쨌거나 이슬리는 아직 진주바다성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진주바다성이 있는 북쪽시가지는 성벽으로 가로막혔고 호위병인 청당무사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다. 청당무사들은 고리 왕실에 충성을 바치는 각 지방의 비공식 군대인 검당에서 고르고 고른 자들이다. 싸움질을 잘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왕족을 위해서라면 입에 칼이라도 물고 자빠진다. 고리족 왕가가 건재한 건 청당무사 같은 아둔한 무리의 덕이 크다. 


검당에까지 생각이 미친 이슬리는 입술을 비죽거렸다. 무야는 검당의 일원이다. 그러다보니 이슬리 역시 반쯤은 검당에 발을 걸치고 있었다. 부모를 여읜 이슬리를 데려다 기른 것이 무야다. 신단에서 살아가는 대부분 청년들이 그렇듯 이슬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슬리가 서있는 문간에서 성벽은 어렴풋이 보였다. 성벽의 뒤편에 야수의 송곳니처럼 뾰족탑들이 하늘로 치솟았다. 빗줄기 탓인지 탑들은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뿌옇게 흐렸다.

 

이슬리는 문을 닫으려다가 멈췄다.

한 남자가 빗속에서 뛰어오고 있었다. 품 안에 뭔가를 소중하게 끌어안고 뛰어온 남자는 이슬리가 서있는 문 앞까지 똑바로 다가왔다. 문간에 이르러 그는 고개를 들어 이슬리를 쳐다보았다.


 “뭐야.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이슬리는 비켜서며 냉담하게 말했다.

 “빨리 지나가.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젖은 도롱이와 갈모를 벗어서 포개며 남자는 집안으로 들어섰다. 남자의 몸에서 흘러내린 물이 젖은 자국을 만들었다. 무야는 말없이 담배를 담은 곰방대를 한 개 내밀었다. 그 남자 - 나르함은 부싯깃을 꺼내 불을 달고 허겁지겁 한 모금 빨아들였다.

 

이슬리는 비에 젖은 나르함이 갈아입을만한 옷이 있었는지 궁금해졌지만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고 다시 시선을 잡아맸다.

 담배를 서너 모금 더 빨아들인 나르함은 그제야 젖은 옷자락을 비틀어 짜면서 이슬리 쪽을 흘끔거렸다. 무야는 턱에 손을 괴고 탁자 위에 상체를 기울였다.


 “괜찮아. 이슬리는.”


이슬리는 빗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갔던 일은 어떻게 됐냐?”


 “나쁘진 않습니다. 그런데 청지기들이 눈을 부라리고 있어서요. 까막새들이 동전 물어내는 게 그리 쉽겠습니까.”


 “그래. 아무한테나 차표를 판다는 것도 상당히 우스운 일이기는 하지.”


 “새대가리들 치고 머리 잘 썼습니다. 그래도 인제 달라지겠죠.”


나르함이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자 의자가 삐걱거렸다. 나루함은 허공에 짙은 담배연기를 훅 내뿜었다. 무야는 아무 뜻도 없는 듯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그 연기를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작은 나무탁자 위에 놓여있던 물잔인지 술잔인지를 들이키고 갈모를 집어 썼다.


 “지금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가봐도 소용 없습니다.”


 “알아.”


무야는 단단한 돌바닥을 가로질러 성큼성큼 빗속으로 걸어나갔다.

이슬리는 무야가 지나쳐갈 때 희미한 담배냄새를 맡았다. 냄새는 빗속으로 흩어졌다. 무야는 미로 같은 골목과 뒤섞였다. 

이슬리는 빗속에서 작은 음악을 듣고 있었다. 물방울이 바닥에 부딪혀서 조각조각 부서지면서 내는 작은 소리들이 하나, 둘, 그리고 수천 수만의 유리알들이 깨지고 부딪히면서면서 마침내는 하나로 뭉뚱그려진 화음을 빚어내는 잔인한 과정. 

의자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나르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슬리는 손을 내밀어 덧문을 닫고 문설주에 걸어둔 발을 내렸다. 갑자기 빗소리가 멀어지며 희미한 고요가 찾아왔다. 


“그만 피워. 그거 몸에 안 좋아.” 


나르함은 흘끗거렸다. 


“알아. 특히 꿈풀이랑 같이 먹으면 해롭지.” 


나르함은 길쭉한 담뱃대를 내려놓고 젖은 웃깃을 비틀어 짜낸 다음 이층으로 통하는 계단으로 향했다.  

이슬리는 조용히 다가갔다. 그리고 나르함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나르함.” 


그는 자신의 가슴께에 놓인 이슬리의 두 손을 잡았지만 풀어내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중얼거렸다. 


 “일이야. 일거리를 물어왔어.”


 “일거리?”


 “잘 하면 해무주로 갈 수 있을지 몰라.”


 “...해무주?”


 “역마차 안내인. 모레나 글피. 비가 그치는 대로 출발할 거래.”


이슬리는 나루함을 놓아주었다. 


 “나르함. 알지? 그거 내가 얼마나 기다리는지.”


 “그래. 알아. 그런데 무야는 싫어할 껄.”


 “괜찮아. 틀림없어. 괜찮을 거야.”


나르함은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입가에 난 흉터가 웃음을 찌그러뜨리고 있었다. 


 “니 자리는 구해 놓을 게. 내가 책임지고.”


이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루함은 삐걱거리는 계단을 울리며 이층으로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이슬리는 한참동안 그 자리에 서서 빗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비는 사흘째가 돼서야 조금씩 잦아들었다. 

무야는 문을 나서는 이슬리에게 시종 눈을 흘겼다.


“젊다는 게 뭐 훈장이나 변명거리인 건 아냐. 그건 그저 지금 상태를 말하는 걸 뿐이지. 즉 지금 너는 젊다는 상태에 있다는 말일 뿐이란 거야.”


무야는 벗겨진 자신의 앞머리를 슥 문질렀다. 그리고 곳간에서 꺼내온 싸구려 술을 잔에 채웠다. 그런 무야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이슬리는 물에 젖어 썩은 나무처럼 변해버린 거리로 몸을 내밀었다. 서늘하고 수분이 많은 공기가 코밑을 스치고 지나갔다.


 “어쨌든 이렇다 저렇다 해봤자 소용없어요. 아무리 말리셔도 갈 거니까.”

 

이슬리는 전에도 몇 번 안내인으로 마차에 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이번에는 해무주로 가는 마차인 것이다. 해무주는 왕국 끝에 있는 도시이다. 

그 곳에 도착하면 돌아오지 않을 생각인 것이다. 무야는 그래서 심술궂은 눈길로 그녀를 괴롭히는 것이다.

 

여관을 나선 이슬리는 미로와 같은 골목을 통과해 익숙한 먹자 거리로 들어섰다.

여행자들이 주로 모이는 익스프렌짜라는 작은 주점 앞에 이르러 이슬리는 잠시 멈칫거리다가 징박힌 묵직한 문을 밀고 들어섰다. 짤막한 단도를 품은 호위꾼이 도사리고 앉은 복도를 지나 주점 안으로 들어서자 향내 섞인 공기가 코를 간질였다. 이슬리는 금방 고용인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마른 몸매에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언제 세탁을 한 건지 알 수 없는 꾀죄죄한 중치막을 걸치고 있었다. 고리족 치고 큰 키지만 그렇다고 육중한 몸집인 것도 아니다. 그의 일파산 말에는 심한 북방 사투리까지 섞여 있었다. 어쩌다 머나먼 남쪽까지 흘러들어온 노이진이나 고리의 선비다. 사연이 짧지 않으리라. 

 

 "이슬리라고 합니다." 


남자는 손짓으로 자리를 권했다.

낡은 탁자를 가운데 두고 마주앉은 이슬리는 팔짱을 꼈다.


 “안내인의 보수가 얼마인지는 알죠?”

무례한 줄 알지만 왠지 그걸 물어야 할 것 같았다.


 “보수?”


남자의 목에서 가래가 끓었다. 


 “예. 제가 받을 보수요.”


 “마차 삯에 그건 포함된 게 아녔나?”


이슬리는 고개를 저었다.


 “비싸구만. 이 익스프렌짜라는 거.”

남자는 그러면서 빙긋 웃었다.


 “말해보시게. 얼마나 주면 되는 건지.”


남자의 웃음에서 이슬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웃음에는 그런 종류의 것들이 묻어있었다. 눈을 잃은 화가, 손을 잘린 도공, 음성을 잃은 마술사. 

남자는 헐렁한 옷자락에서 작은 가죽 주머니를 꺼냈다. 

가죽주머니를 잠시 들여다보며 뭔가 헤아리던 그는 선뜻 주머니째 이슬리에게 내밀었다.


 “모자라면 다른 무언가로 지불해보기로 하지.”


이슬리는 주머니를 건네받았다. 

기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주머니는 생각보다 훨씬 가벼웠다. 이슬리는 그걸 탁자 위에 쏟았다. 작은 금속조각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부스러기들에 섞여 실반지가 하나 나왔다. 금속조각들은 남자의 품에 들어있던 탓인지 굉장히 따스했다. 이슬리는 그게 뭔지 알아보았다. 그건 마스카골이었다. 마스카골은 금보다 비싸다. 옌다릴이 단단한 금속이라 검도가에서 환영받는다면 마스카골은 마술 재료다. 주인만 제대로 만나면 같은 크기의 금강석과도 맞바꾼다. 이슬리는 탁자 건너편 등불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미세한 부스러기 하나를 손끝에 찍어 불 위에 떨구었다.

'핑'하는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불길이 커다랗게 살아났다. 청록색과 진홍색이 뒤섞인 불꽃은 불사조처럼 몸부림치며 천장까지 치솟았다. 주점에 있던 사람들이 수런거렸다. 불꽃은 오래갔다. 그리고 천천히 사그라들며 진한 라일락 향을 내뿜었다. 진품이다. 이슬리는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그리고 눈을 들어 상대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다. 객잔을 가로질러 작은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풍경에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그 눈길이 닿는 곳에는 진주바다성의 기도실이 딸린 첨탑들과 낮게 깔린 저녁 무렵의 검은 하늘뿐이었다. 성긴 빗방울이 밤의 도시에 마지막 수분을 더했다. 이슬리는 금속 조각 중에 큰 것을 두어 개 챙겼다. 나머지는 실반지와 함께 도로 주머니에 넣었다.


 “여기요.”


이슬리는 남자에게 주머니를 내밀었다.


 “충분해요. 그리고 주머니는 중요한 물건인 것 같은데 잘 보관하시죠.”


 “음?”


 “그걸 꺼낼 때 뭔가 망설였잖아요. 이래봬도 눈치가 늦는 편은 아니니까.”


이슬리는 그러면서 싱긋 웃어주려고 했지만 왠지 입안이 까끌까끌하고 웃음이 잘 나오지 않았다.


 “내일 모래 만나요. 마차 떠나는 장소는 알죠? 옮길 짐 같은 건 없어요?”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이 장소를 모른다는 뜻인지, 아니면 짐이 없다는 뜻인지 이슬리는 알 수 없었다. 남자는 탁자 위에 올린 손으로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더 이상 나눌 이야기는 없었다. 서로 얼굴을 확인했으면 그걸로 됐다. 호위꾼은 들어올 때와 똑같은 자세로 벽에 등을 기댄 채 웅크리고 있었다. 어께에 걸치고 있던 치막으로 몸을 감싸고 이슬리는 길에 고인 물을 찰박거리며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
완성할 날이 있을지... 없을지. ㅡ_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