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Wars

Fate Of The Jedi

Imprint

by Christie Golden


케쉬(Kesh) : 잊혀진 시스(Lost Tribe of Sith)의 주성(主星)
시스 세이버(Sith Saber) : 시스 전사단의 중급 전사. 제다이 기사(Jedi Knight)와 동급.
시스 타이로(Sith Tyro) : 시스 수련생이 되기 이전의 초급 수련생. 제다이 영링(Jedi Youngling)과 동급
.


행성 케쉬(Kesh)에서 위도상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이 지역은 지금 끊임없이 내려쬐이는 햇볕과 그 열기로 인해 숨을 쉬기도 힘들 만큼 무덥고 건조한 상태였다. 시스 타이로(Sith Tyro) 베스타라 카이는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이마와 윗입술을 아버지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틈에 몰래 문질렀다. 미칠 듯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어떻게든 멋진(cool) 일들을 생각해내려 애썼지만 뜻대로 되질 않는다.
프레젠테이션의 첫번째 날이다. 케쉬의 원주민들에게 그들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시스 부족에 편입될 기회를 주기 위한 한달 간의 축제와도 같은 행사, 그 때문에 베스타라는 지금 케쉬의 수도 타브에 와 있다. 도시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길거리에 나온 노점상들이 만들어 파는 온갖 음식에서 나는 자극적인 냄새들이 그녀의 입속에 침을 고이게 했다. 거리로 나온 악사들이 연주하는 소리로 귀가 다 먹먹하다. 도시 전체가 구경나온 사람들, 장사꾼들, 그리고 장래의 희망을 추구하는 이들로 가득차 터질 듯한 활기가 넘실거린다. 프레젠테이션, 그것은 아름다운 자색 피부를 지닌 케쉬의 원주민들에게 있어서는 희망과 같은 의미로 여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베스타라와 그녀의 아버지, 시스 세이버(Sith Saber) 가바 카이에게 있어 그런 것은 거의 흥미거리가 되지 못했다. 물론, 한창 식욕이 왕성할 나이인 열살 짜리 소녀에게 있어 먹음직스러운 구운 고기와 향긋한 페스츄리의 향연들을 그냥 지나쳐야 한다는 것은 분명 무시 못할 불운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 혼잡한 거리를 헤쳐가고 있는 소녀의 머릿속을 꽉 메우고 있는 것은 곧 태어날 우바크들이 있을 목장이었다.
베스타라는 몸을 곧게 세우고 꼿꼿한 자세로 걷고 있었다. 시스 타이로라는 신분, 그리고 시스 전사단에서 최고 수준의 전사로 존경받고 있는 남자의 딸이기에, 그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신분에 걸맞는 두터운 검은 로브로 몸을 감싼 채, 비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그녀는 자세를 흐트리지 않았다. 훈련용 광검은 벨트에 맵시있게 채워져 있었고, 밝은 갈색 머리칼은 햇볕에 방해받지 않도록 핀을 꽂아 단정하게 틀어올렸다. 유난히 창백한 피부는 선크림을 빈틈없이 발라 보호하고 있었다. 흑갈색 눈동자가 사방을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도톰한 입술, 입가를 가로질러 난 작은 상처로 인해 연신 웃는 것처럼 보이는 것만 빼면 부족 뭇사람들의 찬탄의 대상이 되곤 하는 예쁜 입술은 어린 소녀로서는 제어하기 어려운 행복감 때문인지 살짝 위로 치켜올라가 있었다.
"너무 들뜬 것 같구나, 베스타라."
가바 카이가 가볍게 주의를 주었다.
"다른 아이들도 잔뜩 벼르고 있을 게야. 네 뜻대로 일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단다. 그것도 생각하고 있어야지."
"알고 있어요."
베스타라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오늘 전 어떻게든 우바크를 데리고 집에 갈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아버지를 향해 싱긋 웃어보였다. 가바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바크는 수천년 전부터 케쉬 원주민들이 길들여온 날개달린 파충류다. 원주민들은 물론 시스 부족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탈것으로 인기가 높았고, 그 때문에 좋은 품종의 우바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포스를 사용하지 못하면 사실상 우바크를 소유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때문에 시스 부족에서 우바크는 흔히 상품이나 선물로 환영받는 동물이었다.
마침내 목장에 도착한 그들은 줄을 서서 우바크 경매를 기다리는 다른 이들 속에 섞여들어갔다. 시스 사람들 뿐만 아니라, 케쉬 원주민들도 몇몇 눈에 띄었고, 베스타라가 보기에는 그녀 또래의 아이들이 많아 보였다. 열 살 정도면 자기 우바크를 갖겠다고 주장할 나이니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건 그들이 한번 이상 우바크를 갖는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자신있게 굴긴 했지만, 긴장 때문에 뱃속이 다 졸아붙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시스 세이버의 딸이고, 명망높은 카이 집안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다른 이들이 보는 앞에서 우바크를 차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이었다.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그리고 세상에서 그녀를 제일 사랑하는 다정한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실망시켜드리고 싶지도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녀 스스로가 가장 실망하게 될 것이다. 오늘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녀는 갓 태어난 우바크 새끼를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 할 것이고, 그렇게 해야 했다.
베스타라와 가바는 사람들을 지나쳐서 공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목장이다. 울타리를 둘러친 큼직한 공터, 울타리 너머에는 오늘의 도전자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과 구경꾼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 그만큼 대중적인 행사인 것이다. 그녀의 예상 이상으로 그녀를 볼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마른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가 오늘 일을 두고두고 자랑하게 해다오. 딸아."
가바는 딸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며 그렇게 속삭였다.
"그렇게 할게요, 아버지.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거예요."
가바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몸을 돌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로 걸어갔다. 베스타라는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쿠션 더미가 눈에 띈다. 베스타라는 그것들 중 하나를 집어들고 울타리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다른 경쟁자들이 쿠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가 불편한지 꼼지락거리는 아이들도 눈에 띈다. 거의 구워지다시피 한 마른 땅에서 피어오르는 먼지와 열기에 숨이 막혀온다. 베스타라는 적당한 자리를 골라 쿠션을 깔고 그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 기다렸다.
몇 분 정도 지났을까, 다른 이들이 속속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베스타라를 향한 그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거의 적의에 가까운 경쟁 심리, 대체 어떤 녀석인가 하고 그녀를 가늠하려는 의도일 것은 뻔한 일이다. 15분 정도 지나자 자리는 완전히 메워지다시피 했다. 그리고 몇분 후, 문이 열리더니 보육 드로이드가 이제는 마치 투기장 같은 형상이 된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다. 번들거리는 반구형 형상의 그것이 가운데로 들어온다. 그리고 다시 물러나는 순간, 베스타라는 숨을 삼켰다. 열 두개 정도의, 가죽질의 우바크 알들이 거기 있었다. 드로이드는 팔을 뻗어 그것들을 하나하나 그것을 잡아먹을 듯 바라보는 이들 가운데 늘어놓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큼직한 멜론 정도 크기의 알, 베스타라는 그것들이 주의깊게 채집되어 동시에 부화되도록 처리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벌써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속에 있을 생명들이 밖으로 나오려 몸부림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언제 시작되는 걸까? 아이들이 일제히 몸을 기울여, 빨아들일 듯한 눈으로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늦은 거 아닐까? 베스타라는 순간 그렇게 생각했다. 어떤 걸 잡아야 하지?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 등골로 차가운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것 같다. 안돼, 이래서는 안돼. 눈을 질끈 감고, 잡념을 몰아내기 위해 정신을 한데 모았다. 그리고 눈을 다시 떴을 때, 그녀는 볼 수 있었다. 다른 알들 틈에서 굴러나와 외따로 떨어진 한 개의 알.
저거야.
눈을 가늘게 뜨고, 베스타라는 그 알을 향해 정신을 집중했다. 다른 것들은 잊는다. 오직 그 하나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알이 꿈틀거리더니, 움푹 패인다. 우바크가 나오려는 것이다. 껍질이 찢어지면서, 날카로운 발톱이 눈에 확 들어왔다.
좋아, 꼬맹아, 그거야. 네 힘으로 자유를 찾는 거야, 그리고 내게 오는 거다....
작은 발톱이 껍질을 헤쳐내는 것을 보며 베스타라는 주먹이 절로 불끈 쥐어지는 것을 느꼈다. 껍질이 찢어지고, 부리가 불쑥 내밀어진다. 부리가 열렸다 닫히면서, 우바크는 생애 첫 호흡의 순간을 맞이했다. 고개를 쑥 내밀며, 그것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축축하게 젖어 검게 빛나는 표피는 아직 어리기에 연노랑색을 벗어날 수 없었지만 성체가 되면 보기좋게 금빛으로 번쩍일 것이었다.
그래... 그거야. 넌 정말 강하고 씩씩하구나. 넌 내것이 되어야 해. 난 언젠가 아빠처럼 시스 세이버가 될 거야. 어쩌면 마스터가 될지도 모르지. 넌 날 태우고 다니는 걸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고, 날 태우려고 안달을 하게 될 거야.
그녀 주위에서,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음을 베스타라는 알고 있었다. 시스로서의 의지를 불어넣음으로써, 아직 어린 이 생물들에게 자신의 소명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한 개의 우바크 알마다, 보통 다섯 명에서 열 명 정도의 시스 아이들이 달라붙어 있다. 그들 중 아주 적은 수의 아이들만이 오늘을 위대한 승리의 날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리 온, 나의...
이름을 뭐라고 지어줘야 하지? 이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름을 부름으로써, 그 이름을 불린 이에게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보기좋은 이마에서 땀이 방울방울 맺혀 떨어졌다. 그녀가 주춤거리는 동안, 우바크는 계속 몸을 속박하는 알껍질을 발톱으로 찢어내며 부리로 물어뜯으며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어린 타이로에게, 그 우바크가 내는 소리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크게 들려왔다. 티크, 티크, 티크....
"티크."
베스타라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우바크를 향해 팔을 벌렸다. 우바크가 알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돕는 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그 제스처는 그저 그 우바크의 의지에 개입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티크, 알에서 빠져나와, 네 스스로, 네 탄생을 마무리하는 거야. 그리고 내게로 와. 널 어르는 내 목소리를 듣고 싶지. 네 몸을 쓰다듬는 내 손길을 느끼고 싶을 거야. 이리 와, 그리고 내게 고개를 숙여.
마침내 마지막 몸부림과 함께, 녀석은....
티크!
........태어났다. 아직 작은 날개는 등에 매달려 까딱거렸고, 두 눈은 감겨져 있었다. 그것, 아니, 그의 양 옆구리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느라 쉼없이 들썩거렸고, 부리는 딱딱 소리를 내며 떨리고 있었다. 그의 작은 머리가 기지개를 켜는 듯 위로 들어올려졌다. 아직 머리의 무게를 버티기 버거운 듯 목줄기가 부들부들 떨리더니, 그 작은 목구멍에서 깍깍거리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눈꺼풀이 들어올려지더니, 밝은 녹색 눈동자가 베스타라를 향해 돌려졌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너 너무 예쁘구나, 너무 예뻐. 그래 티크....
순간, 누군가 끼어드는 것을 느끼고 베스타라는 고개를 홱 돌렸다. 티크의 연약한 머리가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베스타라는 볼 수 있었다. 잘생긴 케쉬 소년의 얼굴에 드리워진 승리의 미소를. 명백한 우월감과 악의가 전해져온다. 베스타라의 두 눈이 가늘게 떠졌다.
강력한 포스가 느껴졌다. 사려깊고 냉정한 성격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티크를 양보할 수는 없다.
다시 한번, 베스타라는 티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길고 가느다란 그녀의 손가락이 꽃잎처럼 펼쳐지며 티크의 주의를 끌었다. 넌 내거야. 나만이 널 사랑해줄 수 있어. 내게로 와, 티크, 내게로.
티크의 머리가 다시 그녀를 향해 돌려졌다. 녹색 두 눈이 그녀를 빤히 바라본다. 베스타라는 손을 가볍게 흔들어 티크를 부르며, 얼굴을 찌푸리는 케쉬 소년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순간, 티크가 갑자기 몸을 떨기 시작하더니, 고통스러운 듯 애처로이 끽끽거렸다. 돌연, 분노가 베스타라를 사로잡았다. 그녀는 눈을 돌려 케쉬 소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 티크를 괴롭히지 마!
텔레파시를 통해 대화하는 기술을 그녀는 아직 익히지 못했다. 그녀가 아는 한, 그녀 주위에 있는 이들 중 그럴 수 있는 이들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분노는 맹렬했고, 티크라는 이름이 붙은 생명체에 대한 그녀의 애정과 관심은 분명히 드러났다. 소년은 몸을 움찔하더니,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고, 티크를 향한 그의 지배력은 그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 잠깐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베스타라는 다시 티크를 향해 정신을 집중하며 그와 눈을 맞췄다. 티크...
그리고, 그는 이제 그녀의 것이 되었다. 그녀의 의지가 그의 내면에 각인되었음을, 베스타라는 자신할 수 있었다. 혼란에 빠져있던 아이는 이제 자신이 누구의 것인지, 누구에게 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깨달았고, 아직 걸음마도 떼어놓을 수 없는 주제에 자신의 주인이 될 열 살짜리 인간 소녀를 향해 엉금엉금 기어오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홍수가 베스타라를 휩쓸었다. 흥분, 승리감, 기쁨. 소녀는 손을 뻗어 티크를 정신없이 끌어안았다. 녀석은 갸르릉거리더니, 갑자기 그녀의 귀를 꽉 깨물었다.
"아얏!"
저도 모르게 펄쩍 뛰어오른 베스타라는 이내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배가 고플 거야!
티크를 안은 손에 힘을 주며, 베스타라는 구경꾼들 틈에 있는 아버지를 돌아보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박수를 쳐주는 아버지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장하구나, 우리 딸. 아버지의 따뜻한 애정이 그녀에게 전해져왔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애써 참았다. 시스 세이버의 딸, 시스 타이로가 울 수는 없는 일이기에.
이로부터 4년 후, 그녀와 티크를 두고 다퉜던 케쉬 소년 아리 라스는 그녀의 가장 절친한 친구가 되어 있으리라. 그들은 함께 포스 속에서 성장하며, 보다 강한 힘과 위대한 지위를 꿈꾸게 될 것이고, 이내 그들의 세계가 단 한번도 경험한 적 없었던 사상 초유의 모험 속으로 뛰어들게 되리라.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시스 타이로 베스타라 카이는 품에 안긴 우바크 새끼의 묵직한 감촉을 즐기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바라고 있지 않았다.

- Fin
스타워즈 덕후 삼국지 덕후 되다만 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