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마사무네 원작의 공각기동대는 무려 20년 전에 나왔습니다. 그 후 극장판과 TV 판을 거치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중의 하나로 성장해왔지요. 인간의 정신을 다운받아 네트워크에 접속한다는 개념은 그 시대는 물론 지금으로 봐도 신선했고, 또 혁명적이었습니다. 공각기동대 이후의 많은 영화, 만화 등의 작품들이 공각기동대의 아이디어를 차용하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요.
그 공각기동대가 실사판으로 개봉했습니다. 예전에는 애니메이션의 작품이 실사판으로 나온다면 반대했지만, 지금은 CG 기술의 발달로 애니메이션 판보다 더 멋진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각적으로 너무 뛰어나서 원작의 철학적인 코드에 집중할 수 없다는 볼멘 소리가 나올 정도면 기대할만한 영화이지 않을까요.
공각기동대 가 개봉되었습니다. 다들 재미있게 보시고, 소감을 나눠볼까요?
공각기동대는 기존 사이버펑크에서 파생된 작품이지 그 자체로 대단한 개념이나 세계관을 만들어낸건 아니었죠.
95년 극장판도 내용보다는 화려한 비쥬얼로 주목을 받았었구요.
이번 영화판은 기존 극장판이나 애니판에 비해서는 내용을 단순화시키고 기존 이미지들의 실사화에 중점을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고 봅니다.
내용도 너무 구시대적이고 볼거리도 부족했죠.
가장 임팩트 있어야할 광학미체 장면도 헛 웃음만 나오더군요.
덕분에 미국이나 우니라나라에서나 흥행은 물건너 간거 같습니다.
틀려먹었다고 할 부분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주요 장면을 영화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죄다 엉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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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원작에 대한 모독이죠.
블레이드 러너같은 분위기를 주는 도시이미지는 반가왔습니다. 그리고 소령이 건물 꼭대기에서 슈트를 벗고 침투하는 유명한 장면은 원작과 애니메이션을 접한 팬들에게는 고마운 장면이었지요.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를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은 애니메이션과의 싱크로는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습니다. 여러 전투씬등은 꽤 만족스러웠고, 애니메이션에서 보는 홍콩의 무대와 쓰레기 청소부 체포장면도 아주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것은 이번이 그동안 TV 판과 여러 극장판의 중요장면들을 차용해서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는 것인데.. 기존 팬들을 위해서는 아쉬웠겠지만, 새롭게 공각기동대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신선하고 충격적이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애니메이션 등에서 이미 효과(?) 가 검증된 장면등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집어 넣는것도 제작진에서는 모험이 아니었을까 싶군요.
영화는 쿠사나기 모토코라는 이름을 어떻게 찾았는가.. 에 대한 .. 어찌보면 공각기동대 원작의 이전버전 격이라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TV 판에서에서는 쿠제와 모토코가 아주 어릴때 배에서 구해져서 어릴때 모습 그대로의 의체를 달고 나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과 부딪치는 부분은 있군요. 어쨌든 공각기동대 이번 실사 극장판이 이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나왔으면 합니다. 주, 조연들의 연기는 뛰어났고, 장면 장면 들도 꽤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다만 이번 판이 흥행에 실패한것 같아서 후속판이 나올 수 있을지는 어려워보이는군요.
개봉전 예고편만 보고도 복장이라던지 무대설정에 있어서 어느정도 어레인지가 있어야 했다고 생각했는데요.. 너무 원작에 충실하려다보니 왠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감독 나름대로의 재구성이 있었으면 여러가지 재미를 느낄수 있었을텐데, 원작(이라기보다 오시이 마모루의 95년작)에 너무 매몰되어 버려서 아쉬웠습니다..
근래의 몇몇 리메이크작을 감상한 것과 마찬가지로 감상후 돌아와서 원작을 다시 보았습니다;
기억에 자리잡았던 것 이상으로 원작이 더 재미있네요!!!!
저는 오히려 관객과의 공감이나 호흡보다는, 지나치게 해학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던져댔던 원작에 대해 불호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말 뜻은 알겠지만,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가라앉을 필요가 있었나 라는 회의를 하는 입장이었다는 말입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보다 오락적으로 다듬어진 [공각기동대]가 멋진 영화라는 말을 하려는건 아닙니다. 고전적 사이버펑크의 철학적 이미지를 (과도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묘사) 리파인한 비주얼은 충분히 멋지지만, 영화는 거기에만 머물러 있었으니까요. 후에 나온 [얼터드 카본]처럼 껍데기는 본질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깊게 공감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느껴질 장면은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원작의 공기를 실사로 옮겨온 맛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에 대한 인상이 아닙니다, 묘사나 비주얼에 대한 인상을 말하는 겁니다.
저는 그럭저럭 괜찮게 보았습니다. 이전에 접한거론 만화책과 95년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본 경험이 있고 아시다시피 이미지가 각인된게 이버젼이죠.
일단 비주얼적인 면에선 합격점인게 80년대후반-90년대중반 사이 자주 볼 수 있었던 사이버펑크풍 미래의 모습을 잘 담아냈습니다. 배우 또한 화이트워싱이다(이건 작중 내용상으로도 설명이 되죠.) 그 자체가 안어울린다 말이 많았지만 결과물은 만족스럽습니다. 배우들의 원작 재현율은 상당히 뛰어납니다. 장면장면 원작을 재현한 점도 많구요. 전반적으로 그냥 보기 무난한 영화였습니다.
다만 여러차례 지적 되었듯이 내용적인 면에선 아쉬운점이 많은데 초반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잠깐 나오나 싶더니 이런건 그냥 잊혀지고 그냥 흔한 SF액션물로 가는데다 그렇다고 그런 액션쪽으로 특별히 돋보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원작의 경우도 오락적 재미는 워낙 없는 편이었고 영화판이 비록 원작의 철학적 코드는 담지 않더라도 이쪽으론 집중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부분도 좀 어정쩡한 편이라 특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기껏 배우들의 싱크로율이 상당함에도 대부분 그닥 비중이 없는 점(특히나 바토까지도)또한 안타까웠습니다.
아무튼 장단점이 극명히 드러나지만 간만에 시각적으로나마 잘 재현된 사이버펑크 영화를 봐서 티켓값이 아깝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참고로 전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를 무척 좋아하긴 합니다만(어짜피 그외 버젼들은 그닥 본것도 없고 큰 관심도 없지만) 그렇게 까지 신봉하거나 하는 입장은 아니라서 좀더 원작 신경안쓰고 괜찮게 봤던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