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무협 포럼
판타지, 무협 세계의 정보나 설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그 다채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곳.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김용의 '협객행'입니다.
검도창편권장지..등등의 많은 무공에는 거의다 '초식'이 따라오는데요, 예를들자면, 협객행에 나오는 금오도법은 73수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각각의 초식은 설산검법에 극성으로 작용하게 만들어져있지요.
그런데 이 초식이란게 도대체 무엇일까요? 제가 배운 '무공' 이란게.. 6살때 배운 태'권'도와 요즘 하고있는 '권'투밖에 없네요.
초식이란게 태권도의 태극1장,2장..등에 나오는 각각의 동작(쳐올리고 막고하는)그런 동작이 초식인가요? 요즘 배우고 있는 무공의 특성상 '비무'를 자주하게 되는데, 섀도우를 하면서 생각했던 일련의 '콤보'동작. 예를들어 상대가 다가오면 더킹으로 접근한뒤에 잽잽원투같은.. 단편적인 것을 좀 써먹곤 하는데요 (아직 '선수'라고 불리려면 먼 상태라서, 좀 덤벙대는 감이 많아요) 그것도 거의 임기응변식으로 하거나 아니면 '이런 느낌으로 가자'라는 식이지, 처음부터 그렇게 정형화된 '초식' 몇 가지를 가지고 상대한다고 치면 좀 힘들것 같아요. 뭐 그렇게 해본적이 없어서 논하기는 어렵지만요.
그래서 말인데.. 초식이란건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나요? 책에서는 무슨 초식뒤에 무슨 초식을 펼친다.. 이런식으로 씌어있는것을 읽기는 합니다만.. 격투 게임의 캐릭터가 기술을 연달아 사용하듯이 쓰는것인가요?
뭐.. 초식을 연달아 펼친다는 건, 말씀하신대로 10연 콤보의 연타공격 비슷한것...
그러니까 구분동작으로 나눌 수 있는 1흐름의 공격을 초식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승룡권등은 분명 1초식이지만 3타까지 들어가죠.
검을 휘두를때도 1초식 안에 여러번의 타격을 입힐 수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격투게임의 캐릭터가 행하는 개개의 기술을 초식이라 하고
그것을 연달아 펼치는 거라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그것의 극성이 된다는 건, 날아 공격하는 상대를 승룡권이나 가일의 서머솔트로
격추한다든가 하는 것을 말할 수 있겠죠.
式(식)은 의식이나 형식을 나타내는 것…
다시 말해 초식은 손짓 발짓을 하는 동작 그 자체를 가리킵니다.
이를 테면, 위로 찌르는 동작, 아래로 차는 동작, 앞으로 장풍을 날리는 동작, 뒤로 지풍을 날리는 동작… 이런 걸 모두 초식이라고 합니다. (흔히 많이 등장하는 ‘횡소천군(橫掃千軍)’은 단지 옆으로 후려치는 동작이죠.)
내공이라는 것이 도입되면 초식에 기의 운용이나 발동 같은 게 추가되어 항룡십팔장 같은 기술이 나오게 됩니다. (항룡십팔장이란 18초식으로 된 장법이지요.)
이들 초식을 다양하게 모아서 이른바 또는 ‘권식’이니 ‘검식’ 같은 게 이루어지고 다시 ‘권법’이나 ‘검법’같은 것이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초식의 훈련은 각각의 초식을 꾸준히 하게 마련입니다. 하나의 초식이라고 해도 수련에 따라 몸에 익으면 그 위력은 천차만별이라, 무술의 역사 속에는 단 하나의 초식을 수 년씩 익혀 강해진 사람도 있다고 하지요.
하지만, 하나의 초식 만으로는 아무래도 응용이 힘듭니다. 그래서 여러 초식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연습하는 ‘응용 동작’이라는 게 등장하게 되었고, 이것이 태권도의 품세와 같은 시범이지요.
태극권 대회 같은 곳에서 보여주는 시범이 바로 그것입니다. 태극권에도 역시 여러 가지 형태(초식)이 있는데, 그것이 끊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해서 보여주는 것이지요.
격투 게임에서 말하는 콤보라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실제 대결에서 품세가 도움이 되지 않듯, 콤보 역시 실제로는 도움이 되기 어렵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포비든 킹덤에서 스승 중 하나인 소림승 ‘란(이연걸)’은 주인공에서
“초식(招式)을 취하되, 초식에 갇히지 말라.”
라고 말했던 것이지요.
추신) 그런데, 일부 작품에서는 이른바 ‘절초’라고 하여 한번의 초식으로 하늘을 베고 땅을 가르는 등 그야말로 무적으로 표현해서 마치 판타지 세계의 마법이나 SF의 초능력 같이 만들어 버렸습니다.
여담)
포비든 킹덤은 동양 무술의 정신을 나름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한 작품인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취권의 도사 루얀(성룡)이 말한
“쿵푸(工夫,공부)란 힘써서 노력한다는 뜻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것이 쿵푸이며,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악사가 음악을 하는 것도 쿵푸다.”라고 했던 말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말해 쿵푸란 ‘쿵푸’라는 무술의 이름이 아니라, ‘무술에 정진하는 태도’라는 말이지요.
초식이란 무술에서 이루어지는 완결된 하나의 동작을 이야기하죠.
초수가 움직임의 시작에서 끝을 이야기한다면 식은 개개의 형태들을 이야기합니다.
어떤 동작들이 완결적인 형태로 다듬어져서 실전에 사용가능한 모습으로 만들어진 것이
무협지에서의 초식이라고 보면 될겁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품세보다는 격투게임의 콤보에 더 가깝겠죠.
(판타지에서의 마법이나 정령들 같은 것처럼요.)
무협에서의 '무'란 것이 단순한 무술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가질수없는 어떤 힘이나 능력을 지칭하는
말이라면(이른바 서구의 히어로물에 가까운 무협의 유래를 생각하면 이 개념에 오히려 가깝다고 봅니
다.) 그 중 계측할수 없는 인간의 무형적인 힘을 표현하는 것이 공력이고 표현할수 없는 인간이 이상적
으로 추구할수 있는 형태를 표현하는것이 초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그걸 현실의 밑바닥까지 끌어내려서 낮추려고 하는 몇몇 글들은 솔직히 무협팬 입장에서는 좀...
현실적인 소설을 보려면 깡패소설을 보면 되죠.
아무래도 호의섞인 표현을 잘 보지 못한듯 한데요.
글쎄요. 편견이라기보다는 또 하나의 의견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일부 작품에서 좋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건 일부 작품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무협 전체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 역시(아마 여기에 글을 쓰는 여러분들도) 무협을 좋아하고 즐겨 보곤 합니다. 그런 만큼 좋은 작품에는 좋은 평가, 나쁜 작품에는 나쁜 평가를 남기게 마련이겠지요. 하지만, 이른바 부정적인 의견에도 그 내면에는 무협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존재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항상 그렇게 글을 쓰고자 해 왔으니까요.)
추신) 깡패 소설... 좋은 말로 하자면 협객 소설이나 의협 소설이라고 할까요? 그건 무협의 한 갈래... 친척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협이란 '무술'을 사용해서 '의협'을 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또 한 편으로는 '무예의 상상력을 통해 펼쳐나가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SF를 과학적 상상력이라 부르듯.)
그런 면에서 주먹으로 의리를 펼쳐나가는 의협 소설이나 협객 소설은 무협과는 어느 정도 연관된 갈래 작품이라고 하겠지요.
사실, 무협의 원류는 '수호전'에 있다고들 하는데, 수호전 역시 힘으로 공권력을 대신해 협을 펼쳐나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하는 무술탐방비슷한 프로그램에서, 기(chi라고 하더군요.. 한국말로 '기'가 더 나은것 같아요. 듣기에는)열심히 기수련이나 명상등을 하다가도, 대련에서는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쓰고 이종격투기보다 별로 나을것 없는 경기를 펼치는데에서 실망했습니다. 적어도 권법의 고수라면-팔방위를 점하고, 수십개의 허초와 살초가 난무하는-현란한 권법은 아니더라도, 그런 국적불명의 싸움은 안보여줬으면 했거든요. 10살때부터 수련한 24살의 제자와 미국에서 1주일동안 '체험'하러온 방송인과의 비무가 서로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형식이 아닌, 그저 삼류 mma선수들끼리의 경기같이 보이는데에대해서 정말 실망했더랬습니다. :(
1. 제가 말하는 깡패소설은 고전 협객이야기 같은걸 말하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조폭 소설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2. 검기같은건 초식과 상관없죠.;;;
전 오히려 내공으로 단계를 나누고는(화경이니 현경이니) 다 때려부스는 최근에 나오는 일련의 소설들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다만 형태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현실에서 그와 비슷한 것을 찾아볼수 잇다는 이유로 초식이란
부분에 대해서 유독 까다롭게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한거죠. 쓰신 글중에도 현실의 무술을 이야기하면
서 무협을 비판하는데, 이런 시각은 무협에 대해 결코 공정한 시선이 아니라고 전 생각합니다.
실제의 무술에 대한 소설은 무도소설이나 격투소설이겠죠. 무협지가 아니라요.
그리고 초식은 '초'와 '식'이 결합된 것으로, 초는 전체동작을 식은 구분동작을 이르는 것이라 보면 비슷할겁니다.
초식이라는 것은 인간이 낼 수 있는 힘과 반응 속도를 올리기 위한 일정한 경로를 가진 움직임이라고 해야 할까요?
현실 세계의 초식들은 꾸준한 훈련을 함으로서 대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몸이 반응하게 하는 반사운동 능력을 키우는 것에 가깝지만, 역시나 반응속도의 한계, 근육이 낼 수 있는 힘의 한계 때문에 결국 고수간의 싸움이라도 개싸움에 가깝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령 일반인이 낼 수 있는 반사 속도가 보통 0.2초라고 하는데 훈련을 한다해도 0.15초 정도로 줄이는게 한계일 겁니다.100M 스프린터들도 대개 0.15초 내외의 반사능력을 가지고 있죠.
어떠한 상황에서는 이 차이가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일상적으로는 사실상 무의미한 수치입니다.
무협지에서 빠질 수 없는 미지의 에너지원 "기", 판타지 계열의 "마나" 모두 인간이 근육의 힘 이상의 파괴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장치들이지요.
더구나 무협의 "기"는 뇌를 가속(오버클럭)하는 기능이 있어 주먹이 날라오는 찰나의 순간에도 수 만가지 계산과 수 만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지요^^
하지만 아무리 미지의 에너지원이 있다고 해도 신경전달물질을 대체 하거나 확산속도를 빠르게 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무협의 세계에서도 반응 속도는 0.1초 이하로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뇌의 가속도 실제 생각의 속도가 빨라진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상황을 동시에 병렬처리 하여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태권도의 품세를 실전에서 써먹을 일은 거의 없죠. 품세는 어디까지나 기본동작일 뿐이고 실전에서는 상황에 맞게 '응용력'을 발휘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런 경험들이 실전고수라 불려지는 사람들을 만들어내게 되죠.
문제는 무협지에 등장하는 무공들의 경우 너무나 초절정의 위력을 가지고 있어서 단지 초식(품세)을 연이어 펼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그 공격을 방어할수가 없고, 극강의 초식을 완벽하게 시전하면 땅이 갈라지고 산이 무너지죠. 더 정확한 비유를 들면 격투기 게임의 10연타공격(콤보)끝에 가드불능 필살기가 나가는것과 같은 느낌이겠군요. 초식을 응용해서 실전에서 임기응변으로 공격을 펼치는 진짜 실전고수가 등장하는 무협지는 거의 보지 못했네요.
그냥 실제와 판타지의 차이일 뿐입니다. 참고로 거의 대부분의 무협지에서는 극강의 무공의 초식만 펼쳐도 그냥 승리합니다만, 요즘은 가끔씩 무초식 스킬을 지닌 인물도 등장을 하긴 하더군요. 조금씩 무협지도 현실화되는 것일까요? 뭐 이종격투기의 흥행에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