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영웅 - ( 부제 : 로얄 블러드 ) - 로얄 블러드
란셀롯은 메이리의 부축을 받으며 저항군의 막사를 둘러보았다.
'대단하군.'
메이리의 길안내를 받으며 둘러본 그곳은 제법 규모가 큰, 산 속의 버려진 요새였다.
아프스 산맥 안에 숨겨진 듯 버려져 있던 그곳은 입지가 매우 절묘해서 방어를 하기엔 최적의 입지였다.
'그렇다해도 굳이 아프스 산맥까지 쳐들어올 인간도 없지만 말야.'
아프스 산맥은 풍부한 광산자원이 묻혀있지만 워낙에 산새가 험해 왠만한 각오가 없으면 전문적인 산악인이나 레인져라 할 지라도 발조차 내딪기 힘든 곳이었다.
저항군 도망 초기에는 요새로 가는 것은 저항군으로써도 죽으러 가는 것이나 산을 타는 것이나 똑같았다 한다.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왕녀들은 위험한 결단을 해야만 했다 한다.
지금에야 저항군들 사이만 아는 안전로가 확보되어서 다행이지 그 이전까지는 안정적인 보급조차 되지 않는 죽음의 요새였다고 한다.
군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보급이란, 전쟁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한 사실을 붉은 매들을 운영해본 경험으로 누구보다 잘 아는 란셀롯은 최적의 입지에 숨겨진 이 고대의 요새를, 최상의 보금지로 만든 자신의 여동생, 로자리아가 내심 존경스러웠다.
'어쩌면 나 이상의 능력을 가진 이일지도 모르겠군.'
로자리아 왕녀.
로드리아 왕의 5명의 자식들 중 유일하게 란셀롯과 같은 어머니를 두었다고 알려진 여성.
왕국 마지막 전투 때, 죽은 왕과 왕비들 그리고 왕세자를 제외하고 살아남은 3명의 왕족 중 하나였다.
현재 살아남은 왕족은 란셀롯을 비롯해 로자리아와 아직 만나본 적 없는 손위의 누이가 있을 뿐이었다.
'로마리아 왕녀였던가?'
왜 만나보지를 못했냐 하면 그녀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서 수양원에서 살다싶히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란셀롯'도 그리 좋은 어린 환경을 보내지 않았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이웃의 제국에 유학을 빌미로 불모로 불려갔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덕분에 란셀롯이 어린 시절을 대부분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으며 다른 왕족들과 친분이 깊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별로 대단할 것도 못 되는 사실이었다.
란셀롯은 저항군의 최후의 보루인 요새를 구석 구석 둘러본 다음, 메이리와 함께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역시나 몸에서 다시 열이 나는군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직 몸이 성치 않은 관계로 란셀롯의 몸에선 열이 났다.
메이리는 란셀롯의 몸에서 열이 일어나자 새로운 수건과 찬물을 준비하기 위해 방을 나섰다.
그녀가 나가고 혼자 남게 되자 란셀롯은 가만히 침대에 몸을 맡기고는 자신의 여동생인 로자리아를 떠 올려보았다.
'로자리아 왕녀라... 하필이면 저항군을 이끄는 것이 다른 이도 아니고 그 로자리아 왕녀라니...'
왠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가장 만나기 싫었던 이였는데...'
특히 요새를 둘러보자 더욱 만나선 안될 여인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역시 소문대로야.'
로드리아의 강철꽃
피닉스의 화신
섬광의 공주기사
란셀롯이 붉은 매단을 이끌고 있을 때 이미 명성을 쌓아 올리고 있었고,
그가 잡힌 뒤로는 간수들에 의해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던 이름이었다.
'가장 피해야 할 존재에게 구함을 받았군.'
절로 쓴 웃음이 배어져 나왔다.
하지만 첫 만남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니 너무나 충격적이었달까.
'그토록 아름다울 줄은 몰랐는데...'
소문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직접 만나고 나자 그의 영혼이 흔들리는 듯한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불끈!
첫 만남을 생각하자 다시금 전날의 추태가 생각나며 분신이 발기를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솔직히 그가 죄책감을 그토록 느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와 그녀는...
"하긴 그렇긴 하지. 그녀와 난 진짜 친남매가 아니니까 말야."
란셀롯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도대체 그것이 무슨 말인 것일까?
친남매가 아니라니?
설마 로자리아와 그의 어머니가 소문과는 다르게 같지 않다는 말인 것일까, 아니면 그가 로드리아 왕의 자식이 아니라는 말인 것일까?
란셀롯, 그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아직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