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다음편이 이어집니다. 여기서 경제 공황의 어떻게 났는지 그 요인을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전쟁, 경제 공황, 그리고 뉴딜 -2-
 = 공황은 그냥 오질 않았다 =

* 쌓여가는 위기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요? 그럼 이제부터 미국 경제의 지표를 짚어가 봅시다.


먼저, 일반적인 경제 지표인 국민 총 생산량 (GDP)을 봅시다: Time Series Plot of Nominal GDP.jpg

GDP는 미국 달러로 측정되었으며 10억달러 단위로 되어있습니다. 1919년도 부터 1929년도 까지 측정된 데이터 입니다. 이것을 보면, 1920년대까지 있던 전쟁 특수가 1922년까지 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경제는 곧 1924년 후부터는 1920년 경제 규모를 회복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929년까지 약 연 평균 2.39% 성장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제 지표 만으로는 미국 경제는 문제 없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은 모든 지표가 정상이라는 대표가 될 수 없습니다. 성장 하나로 치부하기에는 경제 활동은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이지요. 이것으로 미국 경제 OK! 라고 외칠 순 없는 겁니다.

    다음 지표는 산업/상업 부분에서 파산한 기업의 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Time Series Plot of Business Failures.jpg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 파산 지표를 보면 성장 = 경제 안정 이라는 등식을 세울 수 없습니다. 이것 또한 전후 1919년부터 1922년까지 경기 침체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22년도의 파산 기업의 수는 1919년의 그것과 비교해 무려 3배나 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다음 년도입니다. 1923년도부터 지표의 흐름은 GDP와 거꾸로 갑니다. GDP와 단순 비교해도, 성장하는 경제에서 파산 기업의 수는 잘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전후 침체가 절정이었던 1922년의 기록인 23676건을 1928년에 23842건으로 갈아 치웁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불량채권의 수가 줄지 않고 거꾸로 늘고 있다는 것인데, 은행의  부담이 증가함을 나타냅니다. 은행이 이 부담을 질 수 없을 때, 은행이 망해버리는 것이구요. 이 통계를 볼 때, 한가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분명 경제는 성장했는데, 왜 파산 기업의 수는 증가하는 거지? 성장한 결과는 어디로 가고 있는거야?” 이 납득하기 어려운 통계는, 당시 경제 호황의 이면을 관찰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장한 결과는 사라진게 아니였습니다. 미국 경제는 외형적으로 보면 분명 성장했지만, 그 성장의 과실은 많은 이들에게 돌아간 것은 아니였지요. “쿨리지 번영” (Coolidge Prosperity) 라고 불렸던 1920년대 경제 호황은 양극화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1929년 상위 0.1%의 미국인의 소득은 하위 42%의 그것과 맞먹었으며 [1], 그 0.1%들의 저축은 미국 전체의 저축의 34%를 차지했지만, 80%의 미국인들은 저축된 돈조차 없었습니다 [2]. 이 양극화의 단적이 예는 자동차의 왕인 헨리 포드 (Henry Ford)가 신고한 소득과 미국인의 평균 소득 신고를 비교할때 나타납니다. 미국인의 평균 소득신고가 750달러를 기록했을 때, 포드의 소득신고는 무려 1400만 달러였습니다 [3]. 개개인뿐만 아니라 이런 현상은 기업에도 적용되었습니다. 대기업과 지주회사는 어마어마한 부를 쌓아 올렸지만, 나머지는 그렇지를 못했지요. 공업 분야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농업은 현상 유지를 간신히 하고 있었습니다. 부자나 회사가 돈을 많이 번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제가 되질 않아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장려되는 것이 자본주의이니까요. 그렇지만, 이러한 양극화는 건강한 경제에 해가 됩니다. 무엇때문일까요?

    ‘소수가 부를 지배한다 = 구매력이 소수에 집중’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부자들의 구매력이 집중된다 한들 그들이 3번 먹는 밥을 6번 먹을 수는 없는것이고, 전자 기기를 필요한 수 보다 2배 이상 살 수 없습니다. 생필품 구매력에서 부자들은 아무리 돈이 많다 한들, 한계가 있기 마련인 것이지요.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그들이 소비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치품과 투자입니다. 하지만 투자는 그냥 공짜로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장이 만약 불안하다면 투자를 하지를 않겠지요 – 돈이 안 벌리는 투자는 투자가 아니니까요. 사치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경기가 좋다는 믿음이 있으면, 맘 놓고 사겠지만, 그 믿음이 흔들리게 되면 소비 심리는 위축되겠지요. 즉, 부자들의 소비력은 미국 경제의 신뢰도에 심하게 의존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잘 될거라는 믿음이 조금이라도 위협받게될때, 부자들의 소비는 확 줄어듭니다.

    1920년대 경제 호황은 부자들의 소비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였습니다. 시민들의 큰 소비 또한 경제 호황을 이끌은 주요 동력이였습니다. 문제는, 그 소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서 왔냐는 것입니다. 방금 말했다시피, 20년도에는 부의 불균형이 심했었습니다. 대부분 미국인들은 라디오, 자동차, 집과 같은 자산을 한번에 구입할 수 있는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용 대출을 통한 소비가 많았었지요. 일례로, 1920년대 말에 미국 내 자동차의 60%가, 라디오의 80%가 신용을 통해 구입된 것이였습니다 [4]. 우리 말로 하면, ‘할부 장사’가 만연했다는 것이지요. 신용 구입은 개인의 소비 능력을 증폭해주는 역할을 하였고, 이것은 경제 활성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실, 미국 정부나 은행은 신용 대출을 거의 규제 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빌리는 것이 곧 쇼핑과 같았지요. 이런 장밋빛 생활은, ‘할부 장사’를 통해 구입한 소비자가 할부금을 지출할 수 없게 되면 문제가 크게 됩니다. 소비자는 파산 상태로 치닫게 되어 소비 능력을 상실합니다. 신용 제공자 (대부분 은행)는 이러한 부실 대출로 인한 손실을 감내해야합니다. 생산자는 물건 값을 제때 받을 수 없어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됩니다. 미국인의 구매력은 신용을 통해 늘려온 것이였으며, 이런 “빠른 돈” (fast cash)는 미국 경제에 보이지 않는 먹구름이 되었습니다. 다음에 제시하는 지표를 보면 신용 문제가 잠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Time Series Plot of Net Corporate De, Net Farm Debt, Net Mortage Debt.jpg

이것은 미국의 기업, 농장, 개인 부동산 대출을 1919년 부터 1929년까지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이것도 미국 달러로 측정되었으며, 10억 달러 단위로 되어있습니다. 이것은 공공/정부 측을 배제한 산업/개인의 채무를 보여주는데, 모든 종류의 빚이 증가함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증가율은 서로 차이를 보입니다. 기업과 농장의 빚은 각각 50%, 17%가 증가하였습니다. 농장의 빚은 많이 늘지 않았지만, 나름 위험했습니다. 농장들은 이미 많은 빚을 내고 있었고, 이 빚들은 농장의 토지와 농작물의 가격으로 간신히 채무 불능 (default) 을 면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1929년 대공황이 온 후 은행 줄도산이 터졌는데, 가장 많이 피를 본곳이 농업지대에 있던 소규모 은행들이였습니다. 주목할 것은, 개인의 도시 부동산 대출은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개인은 집을 구매할 적에 담보장기저리대출 (Mortgage)를 썼었는데, 이것이 성립하려면 두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 첫번째는 담보의 시장가치가 대출 총액과 같거나 크고, 두번째는 대출 원금과 이자금을 갚을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둘 중 하나가 무너지면, 줄파산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달리 말하자면, 이것은 개인 파산의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경제는 리스크에 취약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신용 문제 아래에,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디플레이션 바로 통화문제 입니다. 디플레이션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어떤 통화를 썼는지 알아보지요. 뉴딜을 개시하기 전 미국을 포함한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세계 여러 나라들은 금 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금 본위제 (gold standard), 시장에 유통되는 돈은, 그 돈의 가치만큼 금을 교환해준다는, 일종의 증서입니다. 예를 들어, 1900년 미국의 1달러는 1.505g의 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5],  1달러를 은행에 가서 요구하면 은행은 1.505g의 금으로 교환해줄 수 있습니다. , 금 본위제에서 국가는 유통되는 돈 만큼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뒤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금 본위제는 안정적이기에 훌륭하지만, 그 안정성이 복병이 될 때가 있습니다 통화량에 문제가 생길 때 중앙 은행이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디플레이션 (Deflation) 이란, 인플레이션 (Inflation) 과 반대되는 현상으로, 시장에 풀린 돈 (통화량)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가 올라 감을 말합니다. 디플레이션은 평균 물가를 떨어뜨립니다 돈의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에 돈으로 살 수 있는 임금, 상품, 그리고 서비스료가 낮아지는 것이지요. 게다가, 우렁찬 20년대에 미국 산업의 생산력은 빠르게 올라가, 남아도는 물건이 많아지기 시작하여, 디플레이션을 더욱 가속화 시킵니다.  1920년대 통화량을 나타내는 데이터들도, 미국 화폐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음 보실 지표는 미국 내 총 통화량과 가장 널리 쓰인 화폐였던 연방 통화 (Federal Reserve Note) 통화량 입니다:

Time Series Plot of M2 TOTAL.jpg
Time Series Plot of M2 Federal Reserve Note.jpg

    위 두 그래프를 보면, 전체 통화량은 많이 줄지는 않았지만, 연방 통화의 통화량은 4분의 1이나 줄었습니다. 미국인들이 돈을 쓰다기 보다, 돈을 모아두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 그럴 까요?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돈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임금도 또한 내려가기 때문에 실제로 구매력은 떨어지면 떨어지지 상승하지는 않습니다. 부수적으로, 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사람들의 기대심리는 물건이 좀 더 떨어지기를 바라는 쪽으로 가기 때문에, 더욱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요. 더욱 큰 문제는, 디플레이션은 빚의 부담을 더 크게 합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디플레이션에서 돈의 가치는 상승하지만, 임금 등 소득은 떨어지게 되지요. 이것은 빚을 갚을 능력이 더욱 더 감소되고, 소비력을 더욱 심화시키며, 악순환을 시작시키는 결과는 낳습니다. 무서운 순환체계가 들어서는 순간인거죠. 이러한 디플레이션에서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 (Federal Reserve Board)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지를 못했고, 설사 인지했다한들, 빠른 대응을 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이 디플레이션을 더욱 빨리 가속시키는 요인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것은 국가간 부채와 무역이였죠. 1919년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 유럽의 경제 체계는 완전히 박살이 나있던 상태였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경제는 절망적이였지요. 전쟁으로 피폐해진 경제를 다시 되살리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미국의 적극적인 자금 원조 (라고 불리우지만 실제론 대출)와 물자 수출이였습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미국이 유럽 국가들에게서 벌은 돈의 절반은 부채였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이 부채를 탕감해줄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거부하였고, 그 대신 낮은 이자의 돈을 대출을 더 해줘서 계속 돈이 들어가게 해줬습니다. 그렇습니다. 돌려 막기인거죠. 유럽 국가들은 이 부채가 큰 부담이였습니다. 베르사이유 조약에서 삼국 동맹 측에 전쟁 배상금을 높게 책정한 것도 사실 이 국가간 부채때문이였지요. 돈이 있어야 산업 기반을 만들고, 이것을 통해 경제 회복을 해서 부채를 갚아 나갈 수 있으니까요. 이 돈으로 유럽이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했지만, 이 회복을 완전히 마치려면 유럽 국가들도 수출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 유럽의 수출국 상대인 미국이 상당히 ‘비협조적’으로 나왔다는 것입니다. 어떻게요? 바로 관세를 높여버린겁니다. 1922년 포드니-맥컴버법 (Fordney-McCumber Act of 1922)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고, 이 법령은 평균 관세를 무려 38%나 올려버렸습니다. 이건 Lose-Lose 게임, 미국과 유럽이 둘 다 져버리는 게임이 되버렸습니다. 유럽 국가들 또한 이에 따른 보복 관세를 매겨버렸고, 이것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서로 수출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미국은 자국 시장에 남아도는 상품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해버렸을 뿐더러, 유럽 국가들의 수출 난조로 인한 무역 소득 저하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부채를 갚는데 어려움을 증가시켰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공황 요인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1.  성장, 그러나 양극화 è 시장 둔화.
   
   2. 과다한 신용 대출로 인한 은행 부실화. 경제 불안 증가.
   
   3. 디플레이션
  
   4. 수출 부진과 국가간 부채 문제

미국 1929 경제 대공황은 한순간에 터진 것이 아닌, 많은 요인이 쌓이고 쌓여 터져버린 것이였습니다. , 다음편에는 화려하게 무너지는 미국 경제 - 1929년의 월가 폭락에서 시작하겠습니다.


*** 수정 안내
2008/08/13 15:17
글을 읽다가, 맨 마지막 그래프가 오류가 있어 다시 교정해 올립니다. 몇몇 오타와 태그 문제를 수정했습니다.


* 참고자료

[1]  Robert S. McElvaine, The Great Depression: America 1929-1941 (New York: Times Books, 1981) 38.
[2] McElvaine, 38
[3]
McElvaine, 21
[4]
McElvaine, 41
[5]  http://www.econlib.org/library/Enc/GoldStandar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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